장제원 다음날, 野 홍성국·이탄희도 "총선 불출마"…그런데 친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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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의원은 13일 불출마 선언문을 통해 "저는 지난 4년 간 국회의원으로서 나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보려 노력했다"며 "대전환을 경고하고 대안을 만드는 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목적이자 소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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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성국·이탄희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친윤계 핵심 실세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나온 지 하루 뒤다. 이들은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정치의 후진성'(홍성국), '연동형 비례대표제 사수'(이탄희)를 각각 불출마 선언 이유로 들었다. 다만 이들의 뜻과는 무관하게, '윤핵관' 장 의원의 불출마에 이은 초선의원들의 이같은 선언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주류에 혁신과 희생을 압박하는 면이 있다.
홍 의원은 13일 불출마 선언문을 통해 "저는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나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보려 노력했지만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대전환을 경고하고 대안을 만드는 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목적이자 소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는 양극화 해소, 저출생·고령화, 기후변화, 국토 균형 발전, 산업 구조 전환, 국민 연금·건강 보험 개혁 등과 같은 혁명 수준으로 바꿔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때로는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받기도 했다"고 했다.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사장 출신으로 21대 총선에서 세종시갑에 전략 공천된 홍 의원은 이어 "제로섬 정치는 오히려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며 "특히 윤석열 정부는 80년대 낡은 이념으로 우리나라를 후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한계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한 저는 국회의원보다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우리나라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미래학 연구자'로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국가를 위하는 더 나은 길"이라며 "민주당원으로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 우리 당과 사회에 제안하는 1인 싱크탱크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국가를 위하는 더 나은 길이라 생각한다"며 세종시민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그동안 부족한 저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 사명을 이어가지 못한 데 대해서는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의원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회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라", "퇴행만은 안 된다"면서 "제게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내놓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호소한다.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연동형 선거제 사수를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 연합정치의 길을 가야 한다. 미래는 문제해결정치·연합정치의 시대"라며 "이번 총선에서 연합정치의 토대를 확보하고 미래로 나아가자. 그것이 김대중과 노무현이 걸었던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합생태계를 만들어 맏형 노릇을 해왔던 우리 민주당의 자랑스런 역사와 전통을 지키겠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목적이 있는 싸움을 이어가겠다. 앞으로도 민주당과 정치개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총선 D-120이었던 전날 국민의힘 중진 장제원 의원에 이어 이날엔 홍 의원과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양당의 혁신 경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에선 중진급에서 불출마‧험지 출마 논의가 오가는 것과 달리, 민주당에선 초선의원 몇몇만 불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혁신 경쟁에서 밀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민주당에서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은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6선)을 제외하면 우상호 의원(4선), 오영환·강민정(초선) 의원, 홍 의원까지 4명이다.
민주당 비주류에서는 '혁신 실패는 총선 필패'를 명분으로 당 지도부 희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만 하더라도 인요한 혁신위 보고서에 대해 '앞으로 질서 있게 반영하겠다'고 해서 진압된 것처럼 보이고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는데, 갑자기 장 의원으로 일대 돌풍이 일고 있다. 정치라는 게 한 순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당내 변화를 요구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인 이소영 의원은 13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도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될 것"이라며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 엄정한 모습을 보이고 또 내가 가지고 있는 그런 권력들을 조금씩 내려놓는 그런 모습들 민주당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는 관련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부산 현장최고위 후 결과 브리핑에서 '장 의원 불출마 이후 이 대표나 친명계 인사들도 희생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는 질문에 "오늘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 전하며 "여당 내 상황인데 우리 당이 회의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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