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손+] '두통',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⑫편두통의 기준
'지긋지긋'이라는 단어 뒤에 붙는 질환이기도 한 두통은 매우 익숙한 질병입니다. 두통약은 집에서 상비 약품으로는 물론, 소지하고 다니는 분들도 상당한데요. 흔한 질병이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크다면 단순히 약으로 넘어가지 말고 반드시 병원으로 향해야 합니다. 가볍게 볼 수 없는 질환 두통에 대해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신경과 이형 교수와 알아봅니다.
[이동훈 MC]
저희가 앞서 편두통의 대표적인 증상까지 다시 한번 또 강조를 해 드렸는데요. 그런 증상 보이면 ‘편두통이다’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시나요? 아니면 따로 진단하는 또 기준이 있으신가요?
[이형 신경과 전문의]
네, 진단 기준이 있습니다. 국제 진단 기준이 따로 있습니다. 두통학회 진단 기준에 의하면 어떻든 지금 반복해야 합니다. 조짐이 없는 편두통은 5회 이상 두통이 반복돼야 하고 시각 증상 같은 조짐이 있는 편두통은 두 번 이상 두통이 반복돼야 하는데 그 두통이라는 것은 약을 먹지 않았을 때는 한나절 이상, 보통 진단 기준은 4시간에서 3일 이내는 두통이 없어져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두통의 특징은 아까 말한 일측성. 한쪽에서 시작하는 것. 그런데 꼭 이게 절대적인 게 아니라고 제가 이야기를 했지 않습니까? 두 번째는 박동성. 박동성에 대한 의미를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심장 박동이 뛰듯이 욱신욱신. 뭔가 리듬감과 박자감이 있어요. 혈관 맥박이 뛰듯이 지끈지끈. 그래서 환자들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머리가 아플 때 마치 내 머리 안에 심장이 뛰는 것 같아요', '스프링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환자들이 이런 박동성을 다 호소하면 얼마나 진단하기 쉽겠습니까? 때때로는 그렇게 호소하지 않고 눌린다, 무겁다, 그건 긴장형 두통이거든요? 신경성 두통으로 오해할 수가 있어요. 그리고 우리나라 한글이 주는 의미는 워낙 많아서 두통, 어지럽다를 이야기하는 표현이 수십 가지 있어요. 그러면 욱신욱신, 지끈지끈이 대표적이지만 짓눌린다, 무겁다, 당긴다고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한쪽에서 시작하는 것하고 박동성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움직임에 의해서 악화된다는 거죠. 머리가 아프면 움직이기 싫어하는 거예요. 움직이면 마치 내 머리 안에 심장이 뛰는 것 같아서 누워 있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거죠.
또한 아까 강조했지만, 두통 외에 다른 증상이 동반하는 거죠. 구역 혹은 구토. 이거는 ‘혹은’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속이 매스껍든지, 구토 있으면 더 좋고 빛과 소리는 ‘and’로 연결돼서 두 개가 같이 있어야 해요. 그러나 이거는 어떤 학문적인 입장에서 진단 기준이고 이런 거는 실제 외래 베이스에서는 아까 말한 '체하면 머리가 자주 아프나요?' 그리고 '움직이면 머리가 아프나요?', '빛과 소리, 냄새 중에 어떤 거 한 개라도 힘드나요?' 이렇게 물으면 거의 편두통입니다.
[이동훈 MC]
보통 환자분들 보면요. '며칠은 아프다가 또 안 아프다가, 아프다가 안 아프다가 한다' 내지는 '골이 띵하다' 등등 정말 다양한 표현들을 쓰시지 않습니까? 이걸 어떻게 기준으로 삼아서 진단을 내리셔야 할까요?
[이형 신경과 전문의]
편두통은 기본적으로 아픈 날이 있고 안 아픈 날이 있는 삽화성, 삽화라는 건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즉 편두통을 한 달 내내 앓는 경우가 만성 편두통입니다. 지금 말하는 거는 삽화성으로 에피소드 하나를 이야기하는 거고 그런 편두통이 있고 나서 또다시 정상 생활을 합니다. 그러다 또 아픈 거고. 지금 말씀하시는 띵하게 하루 종일 아픈 것은 편두통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편두통 환자가 자주 하는 말들을 보면 가장 중심인 것이 '체하면 머리 아파요'. 이게 핵심적인 사항이고 소리에 예민하니까 '조금만 시끄러워도 짜증이 나요', '눈이 빠질 것처럼 아파요', '생리 때마다 꼼짝을 못 해요', '저는 모든 거 다 되려고 하면 약 먹고 한숨 푹 자야 해요'. 그리고 낮잠, '안 자던 낮잠 2~3시간 자면 머리가 아파요'라고 호소할 수 있고 특히 '감기 기운이 있으면 머리가 아파요'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감기 기운이 있으면 머리가 아파요', '저는 감기약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져요', '저는 늘 감기를 가지고 살아요'. 그건 편두통입니다, 감기가 아니고.
(구성 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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