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소규모 사업장 중대재해…중처법 두고 ‘갈등’

[KBS 청주] [앵커]

정부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유예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산재 사망사고의 80%가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등 안전에 더 취약하다는 이유 때문인데, 경영계의 입장은 다릅니다.

이자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이송됩니다.

지난 7일,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정화조를 설치하던 50대가 토사에 깔려 숨졌습니다.

해당 공사 현장은 작업자 네 명에 불과한 소규모 사업장이었습니다.

충북 노동계에 따르면 올해 충북에서 중대재해 사망 사고가 31건 발생해 32명이 숨졌습니다.

이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은 9건뿐입니다.

전국적으로도 최근 3년간 산업재해로 인정된 사망사고 가운데 50인 미만 사업장의 비율이 전체의 80%에 이릅니다.

이에 노동계는 중대재해 사건의 대다수인 작은 사업장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며 정부에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유예 법안 추진을 철회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주용/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총무부장 : "이걸 다시 미루게 되면 75~80%에 이르는 중대재해는 오히려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에서 또다시 벗어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반면 경영계에선 소규모 사업장의 준비가 부족하다며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추가 유예 추진을 반기고 있습니다.

[서정헌/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 : "안전보건에 대한 전문가를 채용하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재정 여건도 어렵고 총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까."]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적용 유예 기간이 올해 끝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노동·경영계의 찬반 갈등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