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덩이 같은 존재” 김민재 ‘철벽 모드’ 돌아왔다…뮌헨은 무패 16강행, 맨유는 최하위 탈락 수모
[골닷컴] 강동훈 기자 = 바이에른 뮌헨(독일)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상대로 ‘철벽 모드’를 가동하면서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그는 1,200억 공격수 라스무스 호일룬을 꽁꽁 묶은 데다, 문전 앞에서 결정적인 수비까지 선보였다. 김민재는 높은 평점과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으면서 이날 눈부신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최종전 원정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후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앞서 김민재는 지난 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열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4라운드 원정경기에 무너졌다. 당시 여러 차례 실책을 범하는 등 최악의 경기를 펼쳤고, 뮌헨은 무려 5실점을 헌납하며 완패했다. 결국 김민재는 최하 평점을 받는 등 혹평 세례를 받았다.
김민재는 하지만 이날 맨유를 상대로 다시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까다로운 올드 트래퍼드 원정이었지만, 90분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맨유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특히 맨유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호일룬을 철저하게 맨마킹하면서 숨도 못 쉬게 했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태클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이날 김민재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전반 44분에 나왔다. 호일룬이 뒷공간을 파고들어 역습하는 상황에서 다요 우파메카노가 대치하고 있을 때 빠르게 커버하면서 볼을 탈취했다. 이어지는 사이드라인에서 몸싸움 과정에서 김민재는 호일룬을 가볍게 튕겨냈다. 김민재와 몸싸움에서 밀린 호일룬은 그대로 날아가면서 쓰러졌다.
김민재의 눈부신 수비는 후반 7분에도 나왔다. 맨유의 공격 상황에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왼쪽 측면을 순식간에 파고든 후 문전 앞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안토니에게 연결되기 직전에 김민재가 몸을 날려 걷어냈다. 만약 크로스가 그대로 연결됐더라면 실점으로 직결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김민재가 한 골을 막은 거나 다름없었다.
이날 김민재는 볼 터치 95회를 가져가는 동안 패스 성공률 94%를 달성하며 안정감을 자랑했다. 걷어내기 2회를 기록했고, 가로채기와 태클 각각 1회씩 성공했다. 이 같은 활약상 속에 김민재는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 스코어’와 ‘풋몹’으로부터 각각 평점 7.1점과 7.2점을 받았다.
현지 호평도 쏟아졌다.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 워크’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센터백으로 나서 두 개의 돌덩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히 프랑크푸르트전 부진을 만회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영국 매체 ‘더 가디언’은 “우파메카노 혼자서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쳤을 때 빠르게 커버하면서 클리어링했다”며 김민재에게 평점 7점을 줬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날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해리 케인이 원톱으로 출전했다. 자말 무시알라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리로이 자네와 킹슬레 코망이 2선에 위치해 공격을 지원했다. 레온 고레츠카와 요주아 키미히가 허리를 지켰다.
왼쪽부터 알폰소 데이비스와 김민재, 우파메카노,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마티스 텔과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에리크 막심 슈포모팅, 콘라드 라이머, 토마스 뮐러, 하파엘 게헤이루 등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뮌헨이 초반부터 공격을 몰아쳤다. 전반 10분 코망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페널티 아크서클 오른쪽 부근에서 오른발 원터치로 때린 슈팅은 힘이 덜 실리면서 골키퍼 앙드레 오나나 품에 안겼다. 4분 뒤엔 키미히가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오나나 정면으로 갔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뮌헨은 도리어 위기를 맞았다. 전반 18분 브루누 페르난드스가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호일룬을 보고 전진 패스를 찔러줬다. 하지만 김민재가 사전에 차단했다. 6분 뒤에는 루크 쇼의 강력한 중거리슛을 골키퍼 노이어가 쳐냈다.
뮌헨이 계속해서 맨유의 공세에 흔들렸다. 후반 2분 브루누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안토니를 겨냥해 날카로운 킬패스를 찔러줬다. 그러나 김민재가 재빠르게 달려가 태클로 차단했다. 2분 뒤엔 페널티 박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에런 완비사카가 컷백을 내줬고, 브루누가 페널티 아크서클에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높게 떠 올랐다.
뮌헨이 좀처럼 반격하지 못하더니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후반 7분 가르나초가 왼쪽 측면을 순식간에 파고든 후 문전 앞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하지만 쇄도하던 안토니에게 연결되기 직전에 김민재가 몸을 날려 걷어냈다.
뮌헨이 위기를 넘긴 후 마침내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후반 25분 고레츠카의 패스를 뮐러가 흘려주자 페널티 아크서클 오른쪽 부근에 있던 케인이 원터치로 돌려놨고, 재빠르게 문전 앞으로 침투하던 코망이 밀어 넣으면서 골망을 출렁였다.
흐름을 탄 뮌헨이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후반 36분 프리킥 상황에서 고레츠카와 김민재의 연속 슈팅이 막혔다. 이어지는 코너킥에서 케인의 헤더슛은 골문을 빗나갔다. 이후 남은 시간 스코어는 변동이 없었고, 결국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면서 뮌헨은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뮌헨은 A조 1위(5승1무·승점 16)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특히 무패로 16강에 오르면서 강팀의 면모를 보여줬다. 뮌헨은 오는 18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슈투트가르트(독일)와의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15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김민재와 정우영은 적으로 맞붙으면서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전망이다.
한편 패배한 맨유는 A조 4위(1승1무4패·승점 4)에 머물면서 조별리그 탈락은 물론이고, 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도 좌절됐다. A조 2위와 3위는 각각 코펜하겐(2승2무2패·승점 8)과 갈라타사라이(1승2무3패·승점 5)가 차지했다. 코펜하겐은 녹아웃 스테이지, 갈라타사라이는 UEL로 각각 향한다.
사진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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