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사고, 형사책임 기준 정립…경찰, 교통안전 추진전략 발표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車, 사고 책임 모호
다양한 주체에 형사 책임 묻게 법규 마련

서울 중구 남산예장환승주차장에서 관계자들이 첫 운행을 앞둔 심야자율주행버스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1

경찰이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앞두고 도로교통법 손질에 나선다. 향후 운전자 없이 운행되는 자율주행차 사고 발생 시 제조사와 운영자, 운전자 등 다양한 주체에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법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청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한 도로교통안전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자율주행 상용화 시기는 1∼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2023∼2025년)는 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하고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대응하는 레벨3 차량 출시, 2단계(2026∼2027년)는 완전 자율주행에 해당하는 레벨4 버스·셔틀 상용화, 3단계(2028년 이후)는 레벨4 승용차 상용화다. 주요 단계별 추진 과제는 총 28개다.

당장 내년 운전면허 신규 취득 시 받는 교통안전교육에 운전 제어권 전환 의무, 운전자 책임 등을 설명하는 자율주행차 과목을 추가한다. 내년 중 교육이 이뤄지도록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예정이다.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 운행에 대비해 2025년까지 안전운행 관리 주체를 명확히 하고 검증제도도 마련한다.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 사고 발생 시 관리 책임에 대한 부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태다.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벌점·과태료 등 규제 대상과 방법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교통사고 발생 시 정확한 원인 조사를 위해 운행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근거도 내년까지 마련한다.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의 운행 중 사고와 관련해 제조사·운영자·운전자 등 다양한 주체에 대한 형사책임 기준을 2026년까지 정립한다.

현재 독일은 자동차 소유자, 기술감독관, 제조자로 나눠 책임을 묻는다. 일본은 특정자동운행 실시자, 특정자동운행 주임자, 현장조치 업무 실시자 등으로 주체를 구분한다.

2028년까지 특정 수준 이상의 자율주행시스템을 적용한 차종만을 운전할 수 있는 조건으로 간소(조건부) 운전면허도 도입된다. 자율주행시스템 사용 제한 조건(2027년),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통제 방안(2028년∼) 등 통행안전 관리 계획도 세운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전국의 실시간 신호정보 수집·제공 체계를 갖추는 등 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내년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2027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관련 정보를 전국 단위로 취합해 민관에 제공하는 종합 교통정보 플랫폼도 2028년 이후 구축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자율주행 신산업이 성장하려면 기술개발과 더불어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가 중요하다”며 “자율주행차가 도로에서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관련 산업의 발전과 미래 과학치안 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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