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플레이션 현실로… 37개 상품 용량 `눈속임`

박정일 2023. 12. 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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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그대로 두는 대신 제품 용량을 줄이는(슈링크플레이션) 소위 '꼼수 인상'을 한 제품이 최근 1년 새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참가격에서 관리하는 가공식품과 언론 보도 등에서 언급된 상품에 대한 '슈링크플레이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2022년 12월∼2023년 11월) 간 9개 품목 37개 상품의 용량이 실제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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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 변동 상품 목록. 한국소비자원 제공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판매대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가격은 그대로 두는 대신 제품 용량을 줄이는(슈링크플레이션) 소위 '꼼수 인상'을 한 제품이 최근 1년 새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물가 상승 억제 압박이 이어지자 기업들이 이 같은 '궁여지책'을 쓴 것인데, 결국 부담은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는 매한가지다.

한국소비자원은 참가격에서 관리하는 가공식품과 언론 보도 등에서 언급된 상품에 대한 '슈링크플레이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2022년 12월∼2023년 11월) 간 9개 품목 37개 상품의 용량이 실제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종합포털사이트 참가격에서 관리하는 가공식품 209개 가운데서는 최근 1년 새 3개 품목 19개 상품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바프'(HBAF)의 허니버터아몬드 등 견과류 16개 제품,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 비엔나(2개 묶음 상품),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체다치즈 20매 상품과 15매 상품 등의 용량이 7.7%에서 12.5%까지 줄었다.

바프의 경우 허니버터아몬드 등의 용량 변경 사실을 자사몰에서 고지했다.

추가로 정부가 지난달 설치한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지난 8일까지 접수된 53개 상품 중에서는 9개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몬덜리즈 인터내셔널의 호올스 7개 상품과 가정배달용 제품인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 2개 상품의 용량이 10.0%에서 17.9%까지 줄었다.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의 경우 자사몰에서 용량 변경 내용을 안내했다.

이 밖에도 언론보도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이 언급된 제품 10개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실시했는데, 올해 용량을 줄인 제품은 9개였다. 동원에프앤비의 양반 참기름김·들기름김, 해태 고향만두, 오비맥주의 카스 캔맥주(8캔 묶음), CJ제일제당의 숯불향 바베큐바, 풀무원의 올바른 핫도그 등 핫도그 4종의 용량이 1.3%에서 20.0%까지 줄었다.

소비자원은 다만 일부 제조사가 용량 변경은 인정하면서도 포장재나 레시피가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고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백설 그릴 비엔나 소시지(2개 묶음)를 640g에서 560g으로 줄이면서 가격도 9480원에서 8890원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10g당 가격은 약 8% 인상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원재료인 돼지고기 가격이 작년 대비 약 20% 올라 부득이하게 중량을 조정했으나,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가격도 인하했다"고 말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체다치즈 용량을 10% 줄인 데 대해 "타사는 이미 치즈 1장당 용량이 18g이었는데 우리는 20g으로 유지해오다 원가 부담으로 가격 인상 대신 용량을 타사와 동일하게 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소비자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마련하고 꼼수 인상 제품 등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또 연내에 대형마트, 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와 모니터링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내년부터는 식품과 생필품 용량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해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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