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안은진 “남궁민 스윗한 줄 알았는데…”[MK★인터뷰]
‘길채’로 인생캐 찾았다
배우 안은진이 또 다른 인생캐를 탄생시켰다.
안은진이 출연한 MBC 금토드라마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다. 극중 안은진은 사대부 가문의 철부지 애기씨 길채 역을 맡았다. 천진난만한 길채는 전쟁통에 포로로 치욕을 겪다가 생존해 돌아오는 이야기이자, 장현(남궁민 분)과의 애절한 멜로가 담긴 작품이다.
“1년을 달려온 작품인데 스태프들이랑 사계절을 전국을 돌면서 했는데 무탈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023년도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아서 섭섭한 마음이 든다. 그렇지만 건강하게 마무리한 것이 감사하다.”
안은진은 ‘연인’을 통해 첫 사극에 도전했다. 그는 다음에 사극을 한다면 지금보다는 쉽게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복이 엄청 편해졌다. 처음에는 한복을 입고 치마에 밟혔는데 이제는 편안해졌다. 나중에 사극을 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체감을 못했지만 시청률이 오르는 걸 보고 힘이 났고, 이야기가 공감을 받는 구나 싶어서 파트1을 잘 마무리했고, 파트2에서도 힘 있게 시작했다. 바빴지만 사랑의 힘에 얻어 완주한 것 같다. 초반 작품을 준비하면서 공부를 많이 한 게 길채였다. 처음에 대본을 읽었을 때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을 어떻게 표현하지?’ 싶었다. 감독님이랑 작가님이랑 개인적으로 만나서 톤을 잡았다. 전쟁이 터지고 나서 대장간 이야기할 때는 고민 없이 주어진 상황에 맡게 따라가도 됐던 것 같다. 초반 길채 포인트가 잘 잡혀있어야 뒤에 모든 선택이 길채여서 선택할 수 있는 모습일 것 같아서. 나중에는 상황이 명확하고, 포로여서 살아가야 하는, 식구를 먹여 살려야 해서 그런 부분은 어렵지 않았다. 대본을 통해 길채한테 늘 생명력을 넣어주셨기 때문에 그런 신을 찍으면서 캐릭터가 풍성해지는 기분을 받았다. 상황적으로 힘들었지만 에너지를 받은 점도 많았다.”
주체적인 길채와 안은진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였을까. “지금은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여성 캐릭터가 많은데 ‘조선시대에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싶은 느낌에 다들 재미있게 보셨던 것 같다. 이혼하는 것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저라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싶다. 마음 한구석에 안정적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길채가 멋있는 것 같다. 길채의 이야기를 하면서 평소에 느낄 수 없는 걸 느꼊서 오히려 저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 사람 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다. 길채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길채의 행동력, 강인함이 다른 것 같다.”
“만날 때 임하기 쉬웠다. 또 선배님이 디테일하게 연기를 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말 한마디, 뉘앙스를 다르게 표현해서 저는 장현 도련을 잘 바라봤고, 보면 해결이 됐다. 길채의 연기는 그렇게 도움을 얻었다. 또 ‘남궁민이 남궁민이다’라는 걸 느꼈다. 밀도가 너무 완벽해서 멜로연기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현장에서 워낙 멜로 파트너이기 때문에 많이 챙겨주셨다. 영양제도 가져다주시고, 햇빛 있으면 가려주시고. 선배님이 원래 스윗한 줄 알았는데 멜로 상대라서 더 애틋하게 해주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굉장히 길채로서 사랑받고 연기했다. 후배로서도 스윗함과 다정함 안에서 안전하고 자유롭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시청률 5.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한 ‘연인’은 최고 시청률 12.9%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안은진은 ‘연인’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의 힘’이라고 밝혔다.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주인공을 통해 포로 이야기, 전쟁 이후의 삶 이야기들이 자세하게 그려졌다. 볼 수 없었던 것들도 있고 초반부터 길채 성장 이야기 안에서, 작가님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야기의 힘을 사랑해주신 것 같다. 시청률도 좋게 나오고 다들 빠져서 볼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주변 분들도 연락이 자주 왔다. 선생님도 ‘연인’에 푹 빠져있더라. 연락을 통해 ‘이 이야기는 같이 가슴 아파하는 남는 드라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이야기를 써주신 작가님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인’이 저에게도 성장기였던 것 같다. 부담도 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일까?’ 걱정도 되고 사극이기도 하고 초반 캐릭터를 잡을 때 애기씨를 이 나이에.. 몸으로 배워서 자신감을 배웠던 것 같다. 현장에 해결방안이 있으니까 덜 힘들어하고 좀 자유롭게 연기해도 되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긴 성장기인 것 같다. 처음 대본리딩한 날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끝나는 날이 상상이 안 가는데 이거 끝나면 크게 배워있을 것 같다고 했다.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힘든 상황을 만나도 잘 해낼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냈구나’ 자신감이 붙었다. 내년이 기대되고 잘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 되고 싶은지, 또 목표가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옛날부터 생각한 건데 배우는 제가 생각했을 때 표현하는 중간 통로라고 생각한다. 중간에서 제 어떤 해석도 들어갈 수 있고 감정이 들어갈 수 있지만 작가님이 써둔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배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보고 싶게 만드는 외적인 노력도 해야 하지만.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그 캐릭터처럼 보여질 수 있는 배우로 오랫동안 늙어서까지 연기하면서 쓰임 받는 배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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