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생활 6일 만에 사라진 베트남 아내…국제결혼 먹튀 '속수무책'
【 앵커멘트 】 혼인한 부부 10쌍 중 1쌍은 다문화 부부일만큼 국제 결혼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수천만 원을 들여 결혼식을 올린 외국 여성이 사라져 속앓이를 하는 국내 남성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들을 위한 구제책도 뾰족히 없는 실정이고요. 이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올해 초 베트남 여성과 결혼식을 올린 A씨는 지난달 드디어 꿈에 그린 신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산 지 엿새 만에 아내는 옷가지만 남겨두고 자취를 감췄습니다.
생업 탓에 결혼 적령기를 놓친 A씨는 3천 만 원을 들인 국제결혼인 터라 충격이 컸습니다.
▶ 인터뷰 : A씨 - "베트남에 있을 때는 너무나도 다정하게 대해주셨고 그다음에 한국에 오자마자 태도가 180도 변했습니다."
출입국 기록에 아내는 여전히 국내 체류 중이지만 연락은 닿지 않고, 결혼중개업체에 문의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 A씨 - "집사람이 집을 나갔다 그랬더니 이제 며칠 또 기다려보라 하더라고요. 바람 쐬러 갔을 수도 있다고 그 뒤로(업체 측과) 연락이 단절됐습니다. "
업체 측은 책임이 없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00국제결혼 업체 - "도망갈 일이 거의 없거든요. 근데 그런 일 발생하면 저희도 참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문제는 A씨처럼 결혼 직후 외국 여성의 가출을 호소하는 이른바 '먹튀'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의 국제결혼은 1만 2천 건으로 이 가운데 10%는 여성들이 집을 나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정부 기관은 사실상 한 곳도 없었습니다.
- "▶ 인터뷰(☎) : 설동훈 /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 "출입국 관리법을 법규를 개정해서 하든 하여튼 이민 브로커의 전횡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들어온 지 한 달도 안 돼 배우자가 사라지면 중개업체의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례도 있지만, 소송 비용과 시간이 부담입니다.
신혼의 단 꿈 대신 오늘도 속앓이하는 국제결혼 피해자들을 위한 대책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MBN뉴스 이서영입니다.
영상취재 : 현기혁 VJ 영상편집 : 이우주 그래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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