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인왕' 벗어나서 '진짜 왕' 꿈꾼다, 몬테스의 전진
(MHN스포츠 고양, 권수연 기자) 22-23시즌 이반 마요르와 안드레스 카리욘, 안토니오 몬테스(NH농협카드)는 '스페인 영건 3인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한국에 건너왔다.
이 중 몬테스는 당해 개인투어에서 16강 1회, 8강 2회에 모두 이름을 올리며 빠르게 프로무대에 적응했다. 그 덕일까. 제1회 PBA 대상 시상식에서 '초대 신인왕'의 영광은 그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23-24시즌, 몬테스의 몸과 마음은 한층 더 바빠졌다. 그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NH농협카드가 팀리그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진녹색 유니폼을 걸친 몬테스는 단식에서 확실한 카드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 단식에만 19경기에 나서 단 4경기만 내주고 모조리 승리, 승률 78.9%의 압도적인 기록으로 해당 종목 전체 1위에 올랐다. 애버리지에서도 1.796을 기록하며 전체 단독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NH농협카드는 조재호의 리드 아래 남녀 모두 구멍없는 경기력으로 14연승이라는 유례없는 대기록을 남겼다. 정규리그 단독 1위의 영광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몬테스 역시 공신 중 한 명이다.
그러나 14연승 금자탑을 쌓은 NH농협카드는 12일, SK렌터카에게 단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무너지며 아주 오랜만에 완패를 맛봤다.
어마어마한 숫자의 연승이 주는 기쁜 부담감은 적지 않았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팀원들은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내심 후련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경기 후 몬테스는 MHN스포츠와 마주앉아 "사실 14연승이 깨질거라고 느끼고 있었지만 그 날이 오늘이 됐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홀가분하다"며 매우 정직한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흔들릴 줄 모르고 질주하던 NH농협카드다. 이 날 몬테스는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벤치에 앉아서 본 경기 흐름에 대해 물었다.
그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렵게 흘렀다. 어려운 키스가 났다던지, 중요한 득점 포인트에서 아쉽게 비껴간다던지 하는 부분이 있었다. 지켜보는데 그런 부분이 저로 하여금 이상한 (게임)흐름을 느끼게 만들었다. 벤치에서도 (김)민아에게 얘기했지만 4세트만 따내면 뒤로 남자선수들이 대기하고 있으니 그간 해왔던 것처럼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상대의 경기력이 너무 좋았다. 모든 스포츠가 항상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팀리그에서 질주하기 전, 몬테스는 직전에 열린 개인 7차 투어(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도 매우 좋은 성적을 일궈냈다. 프로 데뷔 후 첫 4강에 오르며 리더 조재호와 집안 싸움이 성사된 것이다.
당시 두 사람 모두 매우 폭발적인 경기력으로 엎고 뒤집는 혈전을 벌였다. 결승을 보는 듯한 팽팽함이었다. 아쉽게 몬테스는 첫 결승 진출권을 조재호에게 내줬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의 경기력에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제 애초 목표가 월드챔피언십 진출이었는데, 준결승 진출로 얻은 포인트로 월드챔피언십 조건이 갖춰져 너무 만족한다"며 "스스로도 당시에 좋은 게임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도 직전까지 1~6차 투어에서 모두 32~64강전에서 탈락하며 부진을 겪었다. 22-23시즌과 달리 징검다리 성적도 내지 못했다. 마음고생은 길었다.
몬테스는 그 점을 짚으며 "1~5차 투어까지는 사실 스스로도 불만족했다. 6차 투어때부터는 좋은 느낌으로 임했는데 김영섭 선수와의 32강전이 어렵게 흐른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7차 투어때는 한 포인트를 내는데만 몰두했는데, 어느 지점에 올랐을때 경기가 아주 술술 풀렸다"고 회고했다.
해외 선수들은 PBA투어에 건너오며 모두 향수병을 피해갈 수 없다. 팀리그 소속 선수일 경우 장기 체류가 일정부분 걸림돌이 된다. 몬테스도 그 중 하나다. 특히 몬테스는 프로선수로서 해외에 장기 체류하며 경기를 치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아무래도 가족이나 여자친구를 잘 못 보는게 조금은 힘들다"고 답한 몬테스는 그럼에도 우승에 대한 일념으로 문화도, 시차도 다른 타국생활을 꿋꿋이 버티고 있다. 3쿠션 월드컵 출전을 위해 파리, 독일 등을 옮겨다니던 시절이 버거웠기에 한 곳에 정착한 현재는 오히려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한국 식사 등 생활 전반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지금은 매우 잘 적응한 상태다.
몬테스는 인터뷰 내내 꾸준히 "계속 프로선수가 되고 싶었다. 항상 탑 플레이어로 올라가고 싶다"는 각오를 강조했다. 대답 곳곳에 프로스포츠 선수로서의 근면성실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와 그의 팀인 NH농협카드는 다시 한번 재정비하고 파이널 우승컵을 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함께 고생한 팀원들에게 그는 "모두 잘하고 있고, 곧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될텐데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경기해달라. 경기 자체를 즐기고 대회 자체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최선을 다하자"는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투어 정상을 위해 늘 고민하고 발전하는 스스로에게도 몬테스는 '각 잡힌' 격려를 전했다.
"전반적으로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진 모습 그대로 경기에 임하고, 또 멘탈로 똘똘 무장해서 성취할 수 있는 부분을 이룰거구요.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게(Never Give Up)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진= MHN스포츠 DB,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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