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말기 장모 몸에 불붙여 놓고… 사위는 “퇴마의식이었다”
문지연 기자 2023. 12. 13. 08:56
암 투병 중이던 장모 몸에 불을 붙인 40대 사위에게 1심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태웅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44)씨에게 최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5월 폐암 말기로 입원해 있던 장모 A(68)씨를 간병하던 중 라이터로 휴지에 불을 붙여 A씨에게 던진 혐의를 받는다.
이 일로 인해 A씨는 두피, 왼손, 얼굴, 목 부위 등에 2도 화상을 입어야 했다. 김씨는 그동안 아내와 교대로 A씨 병간호를 해왔고 범행 당일 역시 간병을 위해 병원을 찾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 측은 퇴마의식을 하는 과정에서 불붙은 휴지를 공중에 날렸으나 A씨가 갑자기 움직여 머리카락에 닿은 것이라며 고의 방화가 아니었음을 주장했다. 또 환각·착란 등 부작용이 있는 우울증 약을 과다 복용해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같은 김씨 주장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가 미필적으로나마 불이 A씨와 침대 등에 옮겨붙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기에 범행에 고의성이 있고, 당시 심신미약 상태도 아니었다는 판단이다. 다만 존속살해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하는 살인의 고의로 불을 질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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