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전’ 먹을때면 생각나는 할머니… 그 깊은 사랑 평생 기억할게요[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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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안녕하세요? 저 아현이에요! 할머니께는 처음 써보는 편지인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이렇게 우뚝이 바람을 맞아도, 파도가 쳐도 그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은 나에게 처음으로 조건 없는 진짜 사랑을 알려준 할머니 덕분이에요.
지금은 다시 맛보기 힘든 김치전이지만, 그날 할머니의 김치전에는 평생 기억해야 하는 사랑과 믿음, 저 넓은 먹구름 떼를 감쌀 커다란 우산이 있었다는 것을 두고두고 가슴속에 되새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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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사랑하는 할머니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 아현이에요! 할머니께는 처음 써보는 편지인 것 같아요. 조금 떨리기도 하고. 제 마음을 편지지 위에 글로 꾹꾹 담을 생각에 설레기도 해요.
어제는 비가 와서 집에 내려가는 길에 혼자 김치전을 사 먹었어요. 비를 보며 혼자 멍하니 먹다 보니 할머니 생각이 문득 났어요.
어릴 적부터 제가 배고프다며 징징거리면 벌떡 일어나서 순식간에 김치전을 해주셨던 할머니. 김치를 가위로 동강동강 잘라서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뚝딱 만들어낸 김치전에는 조건 없는 사랑이 듬뿍 담겨 있었던 것 같아요.
할머니께 받은 사랑을 내 마음 작은 텃밭에 심었더니 듬성듬성 예쁜 민들레꽃이 핀 것 같아요. 그 꽃들은 여러 곳으로 날아가 또 다른 꽃을 피우고 있어요.
나누면 나눌수록 더욱 커지는, 어느 곳에서든 예쁘게 피는 민들레처럼 누군가에게 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저도 의지를 갖고 더욱 열심히 사랑하고 있어요.
제가 지금 이렇게 우뚝이 바람을 맞아도, 파도가 쳐도 그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은 나에게 처음으로 조건 없는 진짜 사랑을 알려준 할머니 덕분이에요. 저는 거센 바람도, 강한 햇빛도, 부딪히는 다른 이들도 모두 사랑할 수 있는 소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에게는 그늘이 되어주고, 산소같이 꼭 필요한 것들을 조건 없이 선물해주는, 높고 두꺼운 뿌리 깊은 소나무! 하늘에서 내리는 비처럼, 밋밋한 김치전처럼, 누군가의 마음을 이렇게나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대단한 일인 것 같아요.
지금은 다시 맛보기 힘든 김치전이지만, 그날 할머니의 김치전에는 평생 기억해야 하는 사랑과 믿음, 저 넓은 먹구름 떼를 감쌀 커다란 우산이 있었다는 것을 두고두고 가슴속에 되새길 거예요.
자글자글한 할머니의 눈주름, 내리는 비처럼 많이 내렸을 할머니의 눈물. 나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줄 수 있기까지 느꼈을 아픔까지. 할머니의 모든 게 내가 더 열심히 나아가야 하는 이유예요. 행복할게요. 평생 기억할게요. 너무너무 사랑해요.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할머니, 제 이름은 아‘현’이에요.^^
손녀딸 아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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