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같아도 용량 줄었다…9개 가공식품 ‘슈링크플레이션’ 적발
캔맥주, 만두 등 일부 가공식품이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크기나 용량을 줄여 사실상 제품 값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원이 ‘슈링크플레이션’(줄어든다는 뜻의 슈링크와 물가 상승 현상인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 밝혀졌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최근 1년간 상품별 용량 축소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이번 조사 대상은 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종합 포털사이트인 ‘참가격’ 내 가공식품 209개(생활용품·신선식품 제외)와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신고된 상품 53개 등이다.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총 9개 품목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참가격 내 가공식품 209개의 경우, 최근 1년 이내에 19개 상품(3개 품목)의 용량이 줄어들었다. 해당 식품은 최소 7.7%에서 최대 12.5%까지 용량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중 허니버터아몬드의 경우 제조사가 용량 변경 사실을 자사몰을 통해 고지했다고 전했다.
또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접수된 53개 상품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호올스 스틱 7개(멘토립터스 등 7종, 34g)가 올해 3월에 17.9%(27.9g),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 2개(1천㎖, 200㎖)가 올해 10월에 10.0%(900㎖, 180㎖) 용량을 줄이는 등 9개 상품(2개 품목)에서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보였다. 여기서 연세대 전용목장 우유의 경우 자사몰 홈페이지(연세shop)에서 용량 변경을 안내하고 있다.
이어 소비자원은 최근 언론을 통해 슈링크플레이션이 있었다고 보도된 식품(10개)을 추가로 조사했다. 그 결과 올해에는 9개 식품(5개 품목)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식품은 풀무원 핫도그 4종, 카스 캔맥주(8캔 묶음), 해태 고향만두, 양반 참기름김·들기름김, 씨제이제일제당 숯불향 바베큐바 등이다.
이와 관련 소비자원은 “일부 제조사는 용량 변경을 인정하면서도 포장재, 레시피 등이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는 주장을 전해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비자원 측은 “연내에 대형마트 및 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와 모니터링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내년부터는 식품 및 생필품의 용량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소비자에게 필요한 용량 변동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부는 슈링크플레이션과 같은 소비자 눈속임을 방지하기 위해 제품 포장지에 용량변경 사실 표기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된 '용량 축소 등에 대한 정보제공 확대 방안'에 따른 것이다.
해당 방안을 보면, 환경부와 식약처는 생활 화학제품이나 식품 등의 용량이 변경돼 단위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포장지에 용량 변경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주요 생필품의 용량·규격·성분 등이 변경될 경우 포장지 혹은 제조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를 알리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업자 부당행위로 지정할 수 있도록 관련 고시를 개정하기로 했다.
소비자원과 사업자 간 자율 협약을 추진해 유통사가 취급하는 1만여개 상품에 대한 용량 정보를 수집하고, 용량 변경에 대한 전방위적인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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