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도 단위가격 의무 표시…포장지에 '변경 전후 용량' 표기"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슈링크플레이션 대응 관련 부처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3.11.22.

정부가 '슈링크플레이션' 문제 해결을 위해 즉석조리식품·컵라면 등을 단위가격 표시 품목에 추가하고 오프라인 매장에만 적용되는 단위가격 표시를 온라인까지 확대한다. 제품 포장지의 용량 표시는 '변경 전 용량→변경 후 용량'으로 표기하도록 한다. 소비자에 대한 고지 없이 주요 생필품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요 원재료 함량 비율을 낮추는 경우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로 판단해 과태료를 부과한다.

정부는 13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용량 축소 등에 대한 정보제공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최근 슈링크플레이션(기업이 제품 가격을 그대로 두면서 용량은 줄이는 식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소비자가 숨은 물가 상승에 노출되는 등 가계 부담 증가 우려 제기됐다고 밝혔다. 제품의 변경된 용량 자체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제품에 표기되고 있지만 소비자가 변경 사실을 인식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정부는 제조사 자율 협약을 통해 생산 제품의 용량 변경 시 해당 사실을 기업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전 고지하고 한국소비자원에 통지하도록 한다. 소비자원과 식품 사업자 간 정례협의체 참여 사업자 중심으로 우선 추진하고 추후 참여 사업자를 확대한다.

소비자원 모니터링 대상을 현재 주요 생필품 128개 품목(336개 상품)에서 158개 품목(500여개 상품)으로 확대한다. 또 가격 정보에 더해 중량 변동 정보까지 조사해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정보를 '참가격' 및 '소비자24' 사이트에서 상시 제공한다. 자율 협약 이행점검·신고센터 운영 등을 위해 소비자원 내 가격조사전담팀을 신설한다.

현재 단위가격을 표시하고 있는 84개 품목 외에 △즉석조리식품류 △컵라면 △위생용품 등 단위가격 표시 품목을 추가한다. 대규모 점포의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는 단위가격 표시를 온라인까지 확대한다. 온라인 확대 범위(통신판매중개자, 오픈마켓 포함 여부) 등에 대해서는 이해 관계자 의견 수렴과 연구용역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한다.

정부는 용량 등의 변경으로 단위가격(출고 가격 기준)이 상승하는 경우 소비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구체적으로 제품 포장지의 용량 표시를 '변경 전 용량→변경 후 용량'으로 표기하도록 관련 고시를 개정한다. 소비자원에서 용량 등의 변경 상품 목록을 작성해 유통업체에 제공하면 이를 게시(매장·홈페이지)하도록 한다. 또한 식품의 제품명으로 사용한 원재료 함량 변동 시(사용 기준이 있는 경우에 한함) 관련 정보를 공개한다.

주요 생필품의 용량·규격·성분 등이 변경될 경우 포장지에 직접 표기하거나 제조사 홈페이지 또는 판매처 등에서 고지하도록 의무를 부과한다. 소비자에 대한 고지 없이 용량을 줄이거나 중요 원재료 함량 비율을 낮추는 경우 등을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로 지정해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