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본사 찾은 尹 "한국-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굳건해지는 계기"

인재 양성·공동 기술개발 등 MOU 3건 체결 
이재용·최태원 회장 등 동행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생산 기업인 ASML 본사를 방문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라며 양국의 반도체 협력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양국 정부와 기업은 차세대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센터와 공동 기술 개발을 위한 MOU(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본사를 찾았다. 취임 이후 해외 순방 중 첫 번째 현지 기업 방문이다. ASML이 위치한 벨트호벤은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차량으로 약 2시간 소요되는 곳이지만 ASML과의 굳건한 '반도체 협력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행보다. 빌럼-알렉산더르 국왕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ASML 본사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ASML의 혁신으로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은 한 자릿수 나노미터(nm) 시대로 진화했다. ASML이 만들어낸 반도체 산업의 혁신은 인공지능, 5G,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한국은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에 따라서 삼성전자가 360조 원, SK하이닉스가 120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ASML, ASM 등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반도체의 기업들도 한국에 생산, R&D, 인재 양성을 위한 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등 투자에 동참하고 있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이 배석한 가운데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장비 생산기업 ASML 본사에서 삼성전자와 ASML 간 반도체 기업 메모리 반도체용 차세대 EU 기술협력 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 계기에 양국 정부와 기업은 3건의 반도체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선 산업통상자원부와 네덜란드 외교부는 내년 2월부터 최첨단 반도체 생산장비를 활용해 양국 대학원생에게 현장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한-네덜란드 첨단반도체 아카데미'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삼성전자와 ASML은 1조 원을 투자해 차세대 EUV 기반 초미세 공정을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센터'를 한국에 건설하고, ASML과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수소 등 자원을 재활용하는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3건의 MOU 내용을 일일이 언급하며 "한국 정부는 이번 협력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양국 정부 간 직접 소통 채널을 강화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면서 "오늘 이 자리가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동맹이 더욱 굳건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빌렘-알렉산더 국왕은 "양국의 협력 관계가 다층적 관계로 서로 얽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양국 협력의 핵심이 바로 반도체"라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약 30분간 열린 간담회에서 기업인들도 반도체 산업의 미래와 한국과의 협력을 주제로 전략대화를 이어갔다. ASML의 피터 베닝크 CEO는 "최근 들어 기술의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개발비용이 급상승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치, 경제, 인력을 아우르는 국가 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내년부터 하이닉스도 ASML과 IMEC 공동의 차세대 EUV 개발사업에 함께 참여해 AI 시대에 대비한 고성능 반도체 개발을 본격화함과 동시에 금일 체결된 수소 리사이클링 공정을 비롯한 친환경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ASML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벨기에의 연구기관인 아이맥(IMEC)의 루크 반 덴 호브 CEO는 "지속적인 기술 진보를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에 기반한 강력한 R&D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삼성, SK 등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리 측에선 박춘섭 경제수석, 조태용 안보실장, 박진 외교부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네덜란드 측에선 빌렘 알렉산더 국왕,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벤자민 로 ASM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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