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오히려 '해피엔딩' 됐다! 160km 파이어볼러, 오타니에 '17번' 양보… RYU 달았던 99번 부활한다

박승환 기자 2023. 12. 1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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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LA 다저스 모자를 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전대미문' 7억 달러(약 9198억원)의 엄청난 계약을 품에 안은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에서도 '17번'의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17번의 번호를 달았던 조 켈리가 등번호를 양보하는 그림이다.

미국 'ESPN' 등 현지 복수 언론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와 LA 다저스의 10년 7억 달러의 계약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12일 다저스가 오타니의 영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오타니의 다저스행이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오타니는 올해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이었다. 이번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흉년'으로 불릴 정도로 '특급스타'가 많지 않았지만, '이도류'를 통해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두 차례나 '만장일치'로 MVP 타이틀을 품에 안은 오타니가 시장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그리고 계약을 맺은 현시점까지 열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타니는 올 시즌 내내 '뜨거운 감자'였다. 2021년 첫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MVP 타이틀을 품은 뒤 2022시즌 그 활약이 '반짝'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투·타 겸업을 통해 일본 대표팀의 우승을 견인함과 동시에 대회 MVP까지 수상하면서 현지 언론에서는 FA를 앞둔 오타니가 6억 달러(약 7887억원)의 계약을 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시즌을 치러나가던 중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오타니는 지난 8월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마운드에 올랐다가 1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검진 결과 우측 팔꿈치 인대가 파열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큰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타니는 '타자'에만 전념하며 거듭 경기를 치러나갔는데, 이번에는 옆구리가 말썽을 일으켰다.

결국 오타니는 시즌을 온전히 치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팔꿈치 수술을 받기로 결정,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VP는 오타니의 몫이었다. 오타니는 올해 타석에서 135경기에 나서 151안타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타율 0.304 OPS 1.066을 마크, 마운드에서는 23경기에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로 활약한 끝에 두 번째 MVP 또한 만장일치로 손에 넣었다.

오타니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을 당시 현지 언론에서는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큰 계약을 품에 안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뒤의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오타니는 다저스를 비롯해 '친정' LA 에인절스와 마지막까지 '2파전' 양상을 보인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다저스 팬들이 웃지 만은 못할 소식이 전해졌었다.

조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조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를 합성한 미국 매체의 그래픽. /MLB네트워크

오타니의 영입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다저스가 FA 자격을 얻은 조 켈리와 1년 계약을 체결한 것. 켈리와 동행을 이어가는 것은 분명 기쁜 일이지만, 다저스 팬들이 불안에 떨었던 것은 '등번호' 때문이었다. 2019시즌 처음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을 때부터 켈리는 '17번'의 번호를 사용했는데, 이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길 때부터 사용한 등번호였던 까닭이다.

당시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팀 카플소는 "모든 다저스 팬들이 켈리와 재계약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며 "켈리의 영입 소식이 몇몇 팬들을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1년 넘게 소문으로 자자했던 오타니를 FA를 통해 영입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다저스 팬들은 오타니가 다저스로 이적하게 될 경우 켈리가 17번의 번호를 물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됐다. 켈리가 오타니에게 등번호 17번을 양보했기 때문이다. 미국 'FOX 스포츠'는 "조 켈리가 오타니에게 178번의 등번호를 맡긴 뒤 자신의 번호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MLB.com'에서 오타니의 번호는 17번으로 기재가 돼 있다. 그리고 오타니에게 번호를 양보한 켈리는 과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달았던 99번을 사용하게 됐다.

여기서 재밌는 영상까지 공개됐다. 켈리의 아내 애슐리 켈리가 SNS에 한 영상을 올렸는데, 켈리가 사용하던 17번의 번호가 새겨진 가족들의 유니폼을 마당 잔디밭에 버리는 것이었다. 이에 켈리의 아들이 "엄마 뭐 하는 거야?"라고 묻자, 애슐리 켈리는 흰 티를 입고 있던 켈리의 등에 파란 매직으로 99번의 번호를 그리며 유쾌하게 17번과 작별하는 모습을 담았다.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를 합성한 미국 매체의 그래픽. /블리처리포트
LA 다저스 유니폼이 합성된 오타니 쇼헤이./FOX 스포츠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에는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사용하던 11번의 번호를 물려받아 사용했다. 그리고 WBC 대표팀에서는 16번, 메이저리그에서는 줄곧 17번을 달아왔다. 수차례 등번호를 바꾼 것을 고려할 때 번호에 대한 집착은 없어 보이지만, 켈리가 번호를 양보하면서 17번을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에는 등번호를 양보했을 때 양보를 받은 선수가 기존에 번호를 사용하던 선수에게 '선물'을 안기는 문화가 있다. 오타니가 켈리에게 어떠한 선물을 안길지도 벌써부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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