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봐줘요, ‘노량’[한현정의 직구리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12. 1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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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피날레다.

이순신 장군의 불꽃 정신을 담고자 한 김한민 감독의 불꽃 의지가 만들어낸, 무려 10년 사랑의 결실, 이보다 더 타오를 수 없는, '노량 :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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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이니까...
‘노량’ 이순신, 김윤석 스틸.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절대 이렇게 전쟁을 끝내서는 안 된다”

마침내 피날레다. 이순신 장군의 불꽃 정신을 담고자 한 김한민 감독의 불꽃 의지가 만들어낸, 무려 10년 사랑의 결실, 이보다 더 타오를 수 없는, ‘노량 :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이다.

‘노량’은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명량’, 지난해 여름 최고 흥행작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를 잇는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작품.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김윤석)의 최후 전투를 그린다.

1598년 12월, 이순신은 왜군의 수장이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 왜군들이 조선에서 황급히 퇴각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는 것이 이 전쟁이 올바르게 끝나는 것이라 생각한 이순신은 명나라와 조명연합함대를 꾸려 왜군의 퇴각로를 막고, 적들을 섬멸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왜군의 뇌물 공세에 넘어간 명나라 도독 진린(정재영)은 퇴로를 열어주려 하고, 설상가상으로 왜군 수장인 시마즈(백윤식)의 살마군까지 왜군의 퇴각을 돕기 위해 노량으로 향한다.

‘노량’ 포스터.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명량’이 위기와 패배감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불처럼 뜨거운 의지로 고난을 극복해내는 이순신의 모습을 담았다면, ‘한산’은 철저한 대비와 탁월한 전략으로 극심한 수세적 국면을 마침내 공세적 국면으로 뒤집는 냉철한 이성의 이순신을 보여줬다.

‘노량’에서는 이 길고 참혹했던 7년간의 전쟁을 진정한 의미로 종결하기 위해 죽음까지 불사하며 모든 걸 쏟아내는 이순신의 ‘숭고한 대의’가 담겼다.

3국의 등장으로 스케일은 커졌고, 전쟁은 더 치열해졌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 액션 장르의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더해 가히 역대급 해상전투극을 보여준다. 특히 7년간의 전쟁 중 유일한 야간전이었던 현장의 치열함과 전술을 생생하게 구현해 놀라움을 안긴다.

여기에 대한민국이 자부하는 최고의 영웅이자 호불호 없는 참 리더, 세계사적인 장수, 이순신의 마지막 이야기라니, 자긍심에 벅차 오르고, 뜨겁고도 반갑고 또 슬플 수밖에.

‘노량’ 이순신, 김윤석 스틸.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최민식(‘명량’), 박해일(‘한산’)의 바통을 이어 받은 김윤석은 이순신의 다채로운 면모를 온 정성을 다해 표현하며 먹먹한 울림을 전한다.

기나긴 전쟁 속에 어머니와 아들 그리고 수많은 동료들을 잃고도 백성과 나라를 지켜야만 했던 장군 이순신의 고뇌와 본국으로 도망치려는 왜군을 끝까지 쫓아 완전한 항복을 받아내고자 했던 지독한 의지, 완전한 항복 없이는 후대가 다시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 신념, 그로 인해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백성을 생각하고 나라를 향한 의에 충실했던 숭고한 정신을, 묵직하고도 섬세하게 연기한다. 아들을 향한 애틋한 부성애까지 진한 감동을 더한다.

다만 설명은 과하고, (모두가 사랑하고, 알고, 아끼는 위인인 만큼) 관객 스스로 들끓고, 충분히 애도할 여백은 부족하다. 황홀경에 빠진 메가폰의 무한 폭주에, 꽉 꽉 채운 주입식 감동에, 도무지 관객이 낄 틈이 없다.

페이스 조절 실패로 처지는 몇 몇 구간과, (긴 러닝타임에도) 늘어지는 엔딩도 아쉽다. 치솟던 감동을 반감시키는 아쉬운 올드함이다. (엔딩만이라도) 좀 더 담백했다면 더 깊은 여운이 남았을 것 같다. 이순신 장군의 예견이 맞아 떨어진 현실에 오히려 씁쓸한 뒷맛이 더 강하게 남는다. 추신, (처음) 북 치며 끝날 때가 딱이었는데...

12월 20일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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