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속전속결로 멸하라 하였거늘[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관객만 졸음과 사투를 벌이고.
분명 이순신 장군(김윤석)이 이번 전쟁은 속전속결로 간다고 명하였거늘, 왜 메가폰은 이토록 늘어지는 것인가. 거대한 제작비와 물량공세를 퍼부은 전투신을 그나마 제외하더라도, 머리와 꼬리 모두 지리하게만 느껴진다. 러닝타임 2시간33분을 영리하게 계산하지 못한, 끝을 모르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이하 ‘노량’)다.
‘노량’은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물이다. ‘명량’(2014), ‘한산: 용의 출현’(2022)에 이은 ‘이순신 장군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최민식, 박해일에 이어 김윤석이 이순신 장군으로 분해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해상 전투를 스크린 위에 재현하고자 한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기에 감독은 초반부터 ‘빌드업’에만 치중한 것일까. 7년간 끌어온 전란 중 왜군을 이끄는 시마즈(백윤식) 세력과 이순신 장군이 지위하는 조선군, 그리고 명의 연합군이 맞서싸우기까지 무려 1시간 이상을 소비하는데, 목적지를 위해 달려간다기보다는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는 듯 하다. 경제적으로 깔끔하게 정제되지 못한 이야기들이 주구장창 흘러나오니 객석에선 감기는 눈꺼풀과 사투를 벌이는 이들이 속출한다. 이건 관객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나마 본격적인 해상 전투에 들어가면 잠의 요정은 달아난다. ‘한산: 용의 출현’과 비슷한 페이스다. 메가폰이 일부러 의도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투신’은 고요했던 초반 속도감과 비교돼 좀 더 역동적으로 비친다. 특히 이순신 장군이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이미 떠나간 동료들을 목도하기 직전까지 이어지는 롱테이크 전투신에선 김한민 감독이 공들인 흔적이 엿보인다. 오로지 해상 전투신을 보기 위한 관객에게는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다.
다만 시마즈의 결말이나 엔딩, 쿠키 영상 등에서 엿보이는 메가폰의 선택엔 호불호가 갈리겠다. 마무리가 중요하지만, 말끔하진 못하다. 누군가는 촌스러운 마지막에 한숨을 쉴 수 있고, 누군가는 이순신 장군 3부작을 끝내는 아쉬움을 표현할 수도 있다.
배우들은 저마다 자리에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한다. 그 중 준사 역의 김성규,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 역의 허준호가 눈에 띈다. 이들의 캐릭터에 애정을 듬뿍 담은 듯 김한민 감독의 뷰파인더는 두 인물의 퇴장을 아주 인상깊고 힘있게 그려낸다. 오는 20일 개봉.
■고구마지수 : 0.5개
■수면제지수 : 2.3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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