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김주애 후계자 가능성..김정은 아들 유무도 보는 중”
6일 내신 간담회 이어 김주애 후계자說 제기
19회 등장에 박정천 무릎 꿇어..어머니대회 연관성도
아들 유무도 주시..누구든 세습 준비는 진행 중
[파이낸셜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인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을 재차 제기했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김주애의 공식석상 등장이 잦아지자 입장을 선회해 후계자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김 위원장에게 아들이 있는지 여부도 계속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이전에도 김주애의 잦은 등장을 두고 김 위원장의 세습의지라 평가하며 후계자일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지난 6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김정은의 딸을 지속 부각시키는 건 처한 어려움 속에서 세습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다소 서두르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주목하고 있는 김주애 의전 대목은 북한군 사령관들이 김주애에 거수경례를 하거나 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차수가 열병식 주석단에 앉은 김주애에게 무릎을 꿇고 귓속말을 하는 모습, 또 선전매체에서 ‘조선의 샛별’이라 칭하는 것 등이다. 이 때문에 올해 초만 해도 김 위원장의 장남이 존재한다고 추측해 선을 그어왔던 김주애 후계자설에 힘을 싣게 된 것이다.
북한의 남아선호사상을 이유로 김주애가 후계자일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 장관은 반박하고 나섰다. 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유교적인 전통과 남아선호사상이 남아있더라도 그게 과연 북한 권력 승계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북한은 유교적 전통이 지배하는 사회로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도 “북한이 유교적·가부장적 사회라 여성이 과연 최고지도자가 될 것이냐는 반론이 있는데 과연 북한이 얼마나 유교적 사회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런 것들을 종합해본다면 김주애가 세습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여성 불가론이 가라앉는 근거로 어머니대회도 언급된다. 김 위원장은 최근 11년 만에 어머니대회를 열어 연이틀 동안 직접 연설에 나서 각 가정에서의 어머니의 역할을 강조했다. 출산을 장려하는 한편 자녀 교육을 위해선 어머니도 ‘떳떳한 근로자’가 돼야 한다는 당부를 내놨다.
후계자가 김주애이든 김 위원장의 숨겨진 아들이든, 4대 세습 준비는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가 주목하는 건 공석인 북한 노동당 제1비서직이다. 김 위원장의 직위인 총비서를 대신할 권한을 가졌기에 향후 후계자가 맡을 공산이 커서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제1비서직은 공산국가에서 최고권력자가 살아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제안키 어려워서 권력승계를 위한 제도적 장치”라며 “이는 김정은이 (아버지인) 김정일로부터 권력을 승계 받은 경험에서 볼 수 있고, 최근 행보를 보면 김주애를 염두에 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 2011년 김정일 사망 후 김 위원장은 짧은 기간에 권력을 이양 받았다. 이 같은 신속한 세습을 다음 대에도 이어가기 위해 김주애를 후계자로서 조기에 등장시켰다는 것이다.
또 아직 10살인 김주애를 지나치게 일찍 드러낸 건 북한이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통일부의 시각이다. 김 장관은 6일 간담회에서 김주애를 부각시켜 세습의지를 과시하는 게 “북한의 외교 난관과 재정적 한계를 보여준다”고 짚은 데 이어 이날 간담회에서도 “4대 세습 의지를 과시함으로 내부 결속력을 다지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재정난으로 최근 7곳의 재외공관을 철수시켰고, 식량난이 지속돼 주민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 장관은 북한 이탈 주민 수가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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