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더할 나위 없는 이순신 3부작의 완벽한 마무리 [리뷰]

10년을 이어온 이순신 3부작의 완벽한 마무리다. 이순신 장군의 최후를 그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가 현재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서울의 봄’의 바통을 이어받아 12월 극장을 뒤흔들 예정이다.

연말 극장을 책임질 올해 마지막 기대작인 ‘노량: 죽음의 바다’(김한민 감독, 빅스톤픽쳐스 제작)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2014년 개봉해 1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명량’과 지난해 여름 726만 명을 모은 ‘한산: 용의 출현’(한산)에 이은 이순신 3부작의 최종장이다. 임진왜란 발발 7년째인 1598년 조선에서 퇴각하는 왜군을 해상에서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 전투를 그린다. 마침내 공개된 영화는 전편으로 추적된 노하우를 총동원한 영화로 한국형 전쟁 블록버스터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 충분했다.

●김윤석의 이순신, 거룩하고 경이롭다

‘명량’ 최민식, ‘한산’ 박해일의 바통을 이어받아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김윤석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연기로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한다. 전쟁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않고 도망치듯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왜군을 끝까지 붙잡아 완전한 항복을 받아내고자 했던 장군의 강인함.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을 향한 그리움과 수만의 군사를 이끄는 장군으로서 느끼는 외로움 등 다채로운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해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이순신의 죽음을 표현하는 그의 연기가 가장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순신의 최후는 이번 영화에서 가장 많은 관객이 기대하고 있는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김윤석은 관객의 감정을 쥐어짜는 식의 과잉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음에도 최대한 감정을 덜어내 오히려 담담하고도 묵직하게 연기하며 눈길을 끈다. 이런 그의 표현법이 이순신의 최후를 더욱 거룩하고 경이롭게 만든다.

●삼각 구도로 끌어올린 긴장감

이순신뿐만 아니다. 영화는 왜의 최고 수군장 시마즈(백윤식)와 이순신 장군을 도와 조명연합함대를 함께 이끄는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정재영)이 팽팬한 삼각구도를 형성하며 긴장감을 제대로 끌어올린다.

특히 악명 높은 살마군을 이끄는 시마즈 역을 맡아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캐릭터에 도전한 백윤식의 카리스마는 감탄을 자아낸다.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목소리와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이전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그의 서슬퍼런 표정 등만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아내는 관록의 연기를 펼친다. 단언컨대 이번 영화의 최고의 히든 카드 역할을 해낼 전망이다.

●최고의 해상 블록버스터

전편인 ‘한산’과 비슷한 300억 원의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해 완성한 해상 전투신은 지난 모든 시리즈에 담겼던 전투신을 능가하는 최상의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조선과 왜뿐만 아니라 명나라가 까지 참여해 총 100여 척의 배가 싸운 동남아시아 역사상 가장 큰 노량해전을 무려 100분에 달하는 전투신으로 치열하게 담아낸다. 김 감독을 비롯한 모든 제작진과 배우들이 “10년의 모든 노하우와 기술의 총동원해 최고의 전투신을 담았다”고 입을 모아 드러낸 자신감에 고개가 끄덕일 정도다.

특히 임진왜란 7년간의 전쟁 중 유일한 야간전이었던 노량해전을 명확하고 선명하게 담아냈다는 게 이번 영화 속 전투신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밤에 이뤄지는 전쟁이나 전투를 다룬 국내외 일부 영화가 어두운 배경에 파묻혀 전술이나 싸움 기술을 제대로 식별하기 어려워 일부 관객의 원성을 샀던 것과는 180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