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 건설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하라!
금리인상과 원자재 값 상승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으며 국내 건설산업 시장은 긴 어둠의 터널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는 하나같이 내년 상반기 경기와 부동산 및 금융시장, 아울러 민생경제 전반에 걸쳐 어두울 뿐이다.
지방자치단체는 국가 균형발전 등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부가 지방 소멸 위기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위기에 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에 대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단순한 단기적 경기부양책이 아니라, 검증되고 안정된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건설산업은 국가 경제의 한 축을 차지하며 민생경제를 이끌어온 주요 산업이다. 건설공사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국민 삶의 질 향상, 국가 경쟁력이 강화된다. 지금까지 건설산업은 국가 경제와 함께 성장 및 발전을 거듭해 오며, 경제 위기 때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불씨가 됐던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SOC 예산 비율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매년 SOC 예산 비율이 높아질 수는 없겠지만 급격한 감소에 따른 국가 전체적인 경제 파급효과는 엄청나 매우 우려스럽다.
건설산업은 생산유발계수와 고용유발계수가 매우 높은 산업이다. 생산유발계수는 건설투자 1억 원이 생산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측정한 것으로, 건설산업의 생산유발계수는 2.2로 서비스업 1.6보다 크게 높고, 모든 산업의 평균 생산유발계수 1.8 보다도 무려 0.4 포인트 높다. 고용유발계수는 건설투자 1억 원이 창출한 일자리 수를 측정한 것으로, 건설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0.6으로 제조업 0.5보다 높으며 제조업의 공장자동화 추세에 따라 앞으로 더욱 격차는 벌어질 것이다. 건설산업에 대한 투자는 생산과 고용을 크게 늘리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경기 침체 시 국가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정부 및 지자체 그리고 건설업계의 WIN-WIN 방안은 없는 것일까. 지자체는 건설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꾸준한 투자와 예산 편성에 대해 스스로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핵심은 발주량이 아닌 적정공사비다. 제값 주고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 줘야만 한다. 건설산업은 지역 내에서 자재·장비 조달, 인력 고용 등 직접적이고 빠르게 다양한 연관 산업에 깊숙이 침투해 빠르고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있다. 또 지역 건설산업의 활성화로 인해 인프라 및 편의시설이 확충되면 지역민들에게 생활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결국 국민복지가 확대되는 효과도 있다.
아울러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우리 건설산업이 안전에 취약한 산업이 아니라, 안전에 본보기가 되는 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정부는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과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3D(Diffcult어렵고, Dirty더럽고, Dangerous위험한) 업종이라는 불명예를 뛰어넘어 근무환경 등 이미지 개선을 통해 청년 유입을 촉진하고 건설 기술인의 고령화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건설업계는 처벌이 두려워 형식적으로 구색만 갖추거나 감추기 바쁜 주먹구구식의 수동적 자세에서 탈피하고, 안전을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능동적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 당장 어렵다고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어려울 때일수록 다가올 미래를 위해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청년들을 고용·육성해 고령 인력의 경험과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가교역할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건설공사 발주 시 적정공사비를 확보, 발주해 부실 공사 및 부실 경영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은 더 밝은 법이다. 아무리 매섭고 추운 겨울도 언젠가는 물러가고 따뜻한 봄이 오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니,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위기는 얼마든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건설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올바른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필사즉생(必死則生)의 자세로 한 걸음씩 정진한다면 건설산업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길학 대한건설협회 충남·세종시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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