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풀타임 맹활약' 뮌헨, UCL 조별리그 40경기 무패 '대기록'… '최하위' 맨유, 유럽 대항전 '탈락'

박건도 기자 2023. 12. 1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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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라스무스 호일룬(왼쪽)과 김민재(오른쪽). /AFPBBNews=뉴스1
김민재(27)가 풀타임 맹활약하며 바이에른 뮌헨이 무패 기록을 이어가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뮌헨은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5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0으로 이겼다.

뮌헨은 조별리그 무패 기록을 40경기(36승 4무)로 늘렸다. 6경기 5승 1무 승점 16 조 1위로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맨유는 1승 1무 4패 승점 4로 A조 최하위가 됐다. 유럽 대항전 탈락이다.

이날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다요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췄다. 알폰소 데이비스, 누사이르 마즈라위와 함께 포백을 구성했다. 공격진에는 해리 케인, 르로이 사네, 자말 무시알라, 킹슬리 코망이 배치돘다. 레온 고레츠카, 요수아 키미히가 3선에 서고 골키퍼 장갑은 마누엘 노이어가 꼈다.

홈팀 맨유는 4-2-3-1을 가동했다. 라스무스 호일룬이 원톱에 서고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브루노 페르난데스, 안토니가 뒤를 받쳤다. 소피앙 암라바트와 스콧 맥토미니가 중앙 미드필더를 맡고 루크 쇼, 라파엘 바란, 해리 매과이어, 지오구 달로가 포백을 책임졌다. 골문은 안드레 오나나가 지켰다.

경기 초반 맨유 공격수 안토니의 몸 상태가 나쁘지 않은 듯했다. 김민재의 다리 사이를 노린 드리블을 시도하며 돌파에 성공했다. 하지만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득점까지 이어가지는 못했다.

맨유 주장 페르난데스가 슈팅을 시도한 뒤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뮌헨도 서서히 볼 점유율을 높였다. 9분 케인이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직접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힘없이 오나나 품에 안겼다. 뮌헨은 라인을 높게 올려 맨유를 압박했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하프 라인 근처까지 위치했다. 13분 뮌헨의 연속 슈팅은 바란의 헤더 방어에 막히기도 했다.

주도권은 뮌헨이 계속 잡았다. 17분 페널티킥이 의심되는 장면도 있었다. 사네가 상대 수비와 접촉한 뒤 넘어지는 듯했다. 비디오 판독(VAR)이 이어졌지만, 주심은 경기를 재개했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불만이 있는 듯 대기심을 향해 큰 몸동작을 보였다.

김민재의 수비력은 확실했다. 18분 페르난데스가 호일룬에게 사이 패스를 넣자, 김민재가 빠르게 다가와 공만 빼냈다. 우파메카노의 태클을 피해간 패스였다. 김민재의 반응이 늦었다면 위협적인 기회가 될 뻔했다.

김민재(오른쪽)가 호일룬(왼쪽)에 몸싸움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25분 코망이 가르나초와 경합하다 엔드라인쪽 전광판에 부딪혔다. 가르나초가 코망을 손으로 잡아끌었다. 부상 위험이 있을 만한 행위였다. 코망은 주심에게 항의해봤다. 양 팀 선수들이 한데 모여 신경전을 펼쳤다. 주심은 카드를 꺼내지는 않았다.

결정적인 기회를 맞은 뮌헨이었다. 26분 사네가 무시알라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더니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드리블을 치고 들어왔다. 슈팅 직전 매과이어가 발을 쭉 뻗어 막아냈다. 순간 맨유 미드필더 암라바트와 맥토미니의 사이를 제대로 파고 들어갔다.

맨유는 좀처럼 뮌헨 수비에 균열을 만들지 못했다. 중원에서 패스가 이어지지 않으며 뮌헨에게 공을 내주기 일쑤였다. 뮌헨은 빠른 측면 자원들을 앞세워 역습을 시도했다. 김민재는 상대 진영 부근까지 올라와 빌드업에 관여했다.

변수가 생겼다. 37분 매과이어가 왼쪽 사타구니 안쪽을 잡더니 멈춰섰다. 부상이 확실한 듯 얼굴이 굳어졌다. 더는 경기를 뛸 수 없었다. 맨유는 베테랑 수비수 조니 에반스를 급히 투입할 준비를 했다. 매과이어는 경기장에 주저앉았다. 의료진 확인 이후 매과이어는 다시 그라운드에 들어왔다. 매과이어는 몇 발자국 걷더니 교체 사인을 직접 보냈다. 40분 에반스가 매과이어를 대신해 중앙 수비로 나섰다.

맨유 공격수 호일룬은 김민재의 상대가 되질 않았다. 44분 호일룬이 뮌헨 진영에서 공을 잡았다. 김민재는 먼 거리에서 수비 커버를 위해 달려오더니 그대로 호일룬과 강하게 부딪혔다. 몸싸움에서 진 호일룬은 공 소유권을 잃었다. 김민재는 여유롭게 볼을 뺏은 뒤 패스를 이어갔다.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맨유전 뮌헨의 프리킥 수비벽. 왼쪽부터 무시알라, 김민재, 케인, 데이비스. /AFPBBNews=뉴스1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 /AFPBBNews=뉴스1
브루노 페르난데스. /AFPBBNews=뉴스1
뮌헨은 후반 시작과 함께 마즈라위 대신 콘라드 라이머를 넣었다. 맨유는 쇼 대신 아론 완비사카가 투입됐다.

김민재의 좋은 수비가 또 나왔다. 2분 안토니의 드리블을 뒤에서 과감한 태클로 걷어냈다. 뮌헨의 뒷공간은 김민재가 완전히 틀어막았다.

순간 맨유가 좋은 기회를 맞았다. 4분 완비사카의 크로스가 침투하는 페르난데스를 정확히 찾았다. 슈팅은 크로스바 위로 높게 솟구쳤다. 페르난데스는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섰다.

철벽 그 자체였다. 김민재는 7분 날카로운 크로스까지 몸을 날려 걷어냈다. 공이 그대로 넘어갔다면, 맨유의 문전 기회로 이어질 뻔했다. 맨유는 10분 페르난데스의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해봤다. 공은 왼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이 시각 같은 조의 코펜하겐이 갈라타사라이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으며 1-0으로 앞서나갔다. 이대로면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조 최하위로 탈락하는 상황.

김민재. /AFPBBNews=뉴스1
맨유는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마무리가 번번이 무뎠다. 14분 맥토미니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달로를 보고 준 패스는 길었다. 공이 엔드라인으로 나가자 텐 하흐 감독은 답답한 듯 고개를 뒤로 젖히며 소리쳤다. 뮌헨은 급할 것이 없었다. 공을 천천히 돌리며 맨유 수비진 균열을 노렸다.

경기 첫 옐로카드가 나왔다. 16분 암라바트가 무시알라를 막아서다 뒤에서 태클을 범했다. 무시알라의 순간 스피드를 당해내기 역부족이었다. 17분 키미히의 오른발 감아차기는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22분 뮌헨은 공격진에도 교체 카드를 썼다. 투헬 감독이 경기 전 공언한 대로 무시알라는 후반전 도중 교체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무시알라는 부상 복귀 후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토마스 뮐러가 빈자리를 대신했다.

김민재는 맨유 스트라이커 호일룬을 압살했다. 23분 측면 지역에서 공을 잡으려 하자 노련한 몸싸움으로 스로인을 유도했다. 호일룬은 공을 제대로 잡지도 못했다. 서서히 뮌헨도 치고 올라왔다. 맨유의 공세를 늦추려 했다.

기어이 뮌헨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뮌헨의 패스 플레이가 맨유의 수비진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25분 코망이 케인의 절묘한 아웃 프런트 도움을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순간 맨유 선수들은 뮌헨의 빠른 전개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뮐러와 고레츠카도 속도를 늦추지 않으며 빠르게 공을 이어간 것이 주효했다.

맨유는 승부수를 던졌다. 32분 가르나초와 안토니 대신 한니발 메브리와 파쿤도 펠리스트리를 투입했다. 35분에는 유망주 미드필더 코비 마이누가 수비수 바란을 대신했다.

김민재는 직접 득점까지 노려봤다. 37분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맞고 흘러나온 공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봤다. 공은 에반스를 맞고 벗어났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케인의 헤더는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경기 막바지에는 맨유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44분 달로의 패스는 엔드 라인으로 허무하게 나가고 말았다. 맨유 팬들이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뮌헨은 사네 대신 하파엘 게레이루를 투입했다.

후반전 추가 시간은 5분이 주어졌다. 이후 득점은 없었다. 같은 시각 코펜하겐이 갈라타사라이를 꺾으며 조 2위를 확정 지었다. 맨유는 4위로 유럽 대항전 탈락했다.

호일룬(가운데)을 막아서는 우파메카노(왼쪽)와 김민재(오른쪽). /AFPBBNews=뉴스1
뮌헨은 이미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김민재는 뮌헨의 챔피언스리그 첫 4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다. 뮌헨은 전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A조 단독 선두로 맨유,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 FC코펜하겐(덴마크)을 큰 점수 차로 제쳤다.
이적 후 강행군을 이어온 김민재다. 독일 분데스리가 1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부상으로 빠지는 기간에도 김민재는 뮌헨 센터백 자리를 지켰다. 12일 기준 김민재는 1633분으로 뮌헨 내 출전 시간 2위를 기록했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 /AFPBBNews=뉴스1
투헬 감독은 계속 김민재를 믿고 기용했다. DFB 포칼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를 뛴 김민재에 과부하가 왔다. 독일 매체도 김민재의 공로를 인정했다. 뮌헨 지역지 '아벤트 차이퉁'은 김민재를 '바이에른의 숨은 영웅'이라고 표현하며 올 시즌 꾸준히 출전한 김민재를 조명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뮌헨 경기의 90%를 책임졌다. 괴물 수비수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이적 후 부상으로 단 한 차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바 있다. 김민재는 코펜하겐전에서 결장했다. 뮌헨은 공식 채널을 통해 "김민재는 엉덩이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한다. 누사이르 마즈라위도 건강 이상이 발견됐다"라고 전했다. 김민재는 11월 A매치에서도 두 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뛰었다. 숨을 돌릴 겨를이 없었다.

호일룬(왼쪽)과 충돌하는 김민재. /AFPBBNews=뉴스1
유럽 최고 수준의 중앙 수비진을 갖췄지만, 잦은 부상으로 최소 한 명 씩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코펜하겐과 5차전에서 투헬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고레츠카를 급히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이날 뮌헨은 홈 경기에서 코펜하겐과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예기치 못한 경기 취소로 휴식을 취했던 김민재다. 지난 2일 뮌헨과 우니온 베를린의 경기는 폭설로 취소됐다. 당시 뮌헨은 "저녁까지 눈이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을 위해 경기를 취소했다. 알리안츠 아레나(홈구장) 지붕에 눈이 내리면 관중까지 위험할 수도 있다. 도로도 폐쇄됐다. 지하철 운행도 멈춘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시 김민재의 출전은 유력했다. 엉덩이 타박상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14라운드 프랑크푸르트전에서는 일격을 맞았다. 뮌헨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데이비스와 마즈라위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나서고도 프랑크푸르트에 1-5로 크게 졌다. 이 경기에서 뮌헨은 전반전에만 3실점 하며 무너졌다. 두 번째 실점 당시 김민재는 상대 공격수의 경합에서 밀리는 등 평소와 다른 경기력으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김민재(오른쪽). /AFPBBNews=뉴스1
김민재(오른쪽). /AFPBBNews=뉴스1
현지 매체의 혹평이 이어졌다. 독일 매체 '빌트'는 김민재를 포함한 수비진에 가장 낮은 점수인 평점 6을 줬다. 전 뮌헨 수비수 토마스 헬머는 '빌트'를 통해 "뮌헨의 조직력이 문제였다. 센터백인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만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비판을 남겼다.

이어 헬머는 "김민재는 빠르고 몸싸움에서도 승리를 거뒀다"라며 "하지만 실수도 많이 한다. 이 경기에서는 겁을 먹은 것 같다. 김민재는 상대 압박에 대처하지 못했다"라고 평했다.

매 시즌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2023~24시즌에 앞서 수비진에 김민재, 공격진에 케인을 데려오며 트로피 레이스를 향한 준비를 마쳤다.

김민재(오른쪽). /AFPBBNews=뉴스1
김민재(왼쪽). /AFPBBNews=뉴스1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A조 결과

1위- 바이에른 뮌헨(독일), 6경기 5승 1무, 12득점 6실점, 승점 16 (16강 진출)
2위- 코펜하겐(덴마크), 6경기 2승 2무 2패, 8득점 8실점, 승점 8 (16강 진출)
3위-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 6경기 1승 2무 3패, 10득점 13실점, 승점 5 (UEFA 유로파리그 PO)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6경기 1승 1무 4패, 12득점 15실점, 승점 4 (유럽 대항전 탈락)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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