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 전사 실적 이끈 갤럭시…내년 S24가 이어갈까
삼성전자 '첫 AI 폰' 기대감…성능 저하 등 우려도 지속
오랜 침체기에 빠졌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삼성전자가 내년 선보일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출시 시점 또한 1월로 앞당긴 만큼, 혹한기가 계속되는 삼성전자 전사 실적에도 훈풍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갤럭시S24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첫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폰'이라는 점에서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전사 실적 책임진 '갤럭시'
최근 신영증권이 내놓은 리포트에 따르면 올 9월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3개월 만에 전년 대비 성장하며 반등을 시작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악화와 글로벌 소비 둔화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2017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15억대, 판매량 14억7000대로 역대 고점을 기록했지만, 수요가 점차 줄어들며 2019년부터 작년까지 스마트폰 출하량과 판매량은 5.3%, 4.3% 감소했다.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자 삼성전자가 내년 선보일 갤럭시S24 시리즈 흥행 기대감도 높아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예년 대비 제품 출시 시점을 앞당긴 것도 실적 개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산호세)에서 언팩(공개) 행사를 열고 갤럭시S24 시리즈를 선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를 1월에 선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020년 갤럭시S21 공개 당시에도 1월15일 언팩 행사를 열었지만, 이는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전까지 갤럭시S 시리즈는 2월 중순쯤 첫 공개 후 3월께 제품 출시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처음으로 1월 출시 행사를 연 이후, 제품 공개 일정을 점차 앞당기는 모양새다. 2021년 공개한 갤럭시S22는 2월10일, 갤럭시S23은 올해 2월1일 언팩을 진행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제품을 조기에 출시하는 것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신작 출시 공백을 줄여, 상반기 실적에 제품 판매 효과를 반영시키려는 전략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는 갤럭시S23 시리즈를 조기 출시하며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X 부문의 올 1분기 매출은 31조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조9400억원으로 3.1% 증가하며 수익성을 챙겼다. 2분기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9% 감소한 25조5500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3조400억원으로 16% 증가했다. 반도체 불황에 따라 상반기 삼성전자 전사 누적 영업이익이 1조3087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MX부문의 실적이 DS(디바이스 솔루션, 반도체) 부문의 부진을 메우며 전사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갤럭시S24가 조기 출시될 경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승부수 'AI' 통할까
갤럭시S24 시리즈가 삼성전자의 최초 'AI폰'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체 개발 생성형 AI 모델인 '삼성 가우스'를 공개하며, 이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내년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 기기에서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사하는 방식이다. 단말기 내부에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빠르고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공개한 대표 기능은 '실시간 통역 통화'다. 갤럭시 AI가 탑재된 폰으로 통화할 때, 사용자가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면 갤럭시 AI는 이를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 전달한다. 별도의 외부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상대방이 갤럭시 AI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이밖에 내년 도입될 것으로 추정되는 AI 기능도 여럿 있다. 샘모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시리즈에 운영체제 신버전인 원 UI 6.1을 통해 다양한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할 전망이다. 그중 하나가 생성형 AI를 통한 휴대폰 배경 화면 제작이다. 원하는 피사체나 배경의 명칭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기반으로 배경화면을 생성하는 것이다. 또 사진에서 피사체를 선택해 끌어넣으면 다른 이미지에 추가할 수 있고, 삼성 노트에는 AI가 긴 메모를 요약해주는 기능도 탑재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삼성전자 등이 선보일 AI 폰의 기능이 기대 이하일 것이라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가 속도 저하나 전력 낭비 없이 제대로 구동되기 위해서는 스마트램의 RAM(램) 성능이 중요한데, 갤럭시S24 시리즈의 기본 모델의 경우 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현재 업계에서는 갤럭시 S24 시리즈 중 일반 모델은 8GB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 S23 시리즈의 경우 일반·플러스 모델은 8GB 램, 울트라는 8·12GB 램 모델이 탑재됐다.
글로벌 금융그룹 맥쿼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온디바이스 AI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AI 이미지 생성 기능에 12GB 램이 필요하고, AI 비서 기능에는 20GB의 램이 필요하다. 8GB 램이 들어가는 일반 모델에서는 AI 기능 구현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내년 온디바이스 AI가 스마트폰에 도입되더라도, 당장 스마트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는 우려가 나온다.
루나르 비요르호브데 카날리스 연구원은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내년 프리미엄 스마트폰 업그레이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내년 출시되는 스마트폰 중 온디바이스 AI를 실행할 수 있는 칩셋이 탑재될 스마트폰은 5% 미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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