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 힘준 태양광 사업에 '먹구름'만

이한듬 기자 2023. 12. 1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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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내우외환에 흔들리는 OCI] ② 업황 악화에 실적 부진… 미·중 시장 급변에 전망도 불투명

[편집자주]OCI그룹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OCI홀딩스가 인수한 부광약품의 적자는는 확대됐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부광약품 단독 대표를 맡았으나 실적 개선에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OCI홀딩스가 투자를 늘린 태양광 사업은 공급과잉 등 불황에 직면하고 화학 사업회사 OCI는 인적분할 후 주가가 떨어졌다.

미국 텍사스 소재 OCI 미션솔라에너지 공장 전경. / 사진=OCI홀딩스
▶기사 게재 순서
①본업 OCI홀딩스 성과 안 좋은데… 부광약품 단독 대표 오른 이우현
②OCI홀딩스, 힘준 태양광 사업 '먹구름' 가득
③인적분할 후 주가 '와르르'… OCI 주주환원 정책 감감무소식

OCI홀딩스 앞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태양광 산업의 대내·외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전 세계 태양광 밸류체인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경쟁 과열로 주요 부품의 가격이 떨어진 가운데 조만간 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며 공급 과잉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산 태양광을 배제하는 미국의 전략에 따라 OCI홀딩스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현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로 떠오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를 주장하고 있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폴리실리콘 가격하락에 3분기 실적↓


OCI홀딩스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3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2% 쪼그라들었다. 매출 역시 69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7% 뒷걸음질 쳤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면서 회사의 실적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 들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태양광 시장 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11월 넷째주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은 kg당 7.45달러로 올 초 kg당 28달러를 웃돌았던 것에 비하면 4분의1 수준이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 사업 손익분기점(BEP)은 kg당 7~8달러다. 원가 하락에 따른 생산 부담이 커지며 실적 축소로 연결된 것이란 전망이다.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은 중국의 공급 과잉 여파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는 기업들이 늘었다. 중국 대표 폴리실리콘 업체 통웨이는 현재 35만톤 수준인 생산규모를 2026년까지 최대 10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며 TBEA도 현재 20만톤 캐파를 40만톤까지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 GCL도 12만톤을 추가로 증설할 계획이다.

이는 폴리실리콘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에만 의류·가전·부동산 등 태양광과는 무관한 산업분야의 중국 기업 70여곳이 태양광 산업에 뛰어들면서 폴리실리콘 외에도 모듈, 패널 등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분기 와트당 0.19달러대였던 태양광 모듈 가격은 3분기 0.14달러로 하락했고 패널 가격 역시 올 들어 40%가량 떨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 모듈 생산의 79%, 태양광 셀 86%, 잉곳 및 웨이퍼 생산의 97%,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사실상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시장으로 밀어낼 경우 OCI홀딩스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중구 OCI 본사. / 사진=뉴시스DB


커지는 불확실성… 앞으로가 더 문제


일각에선 미국의 중국 견제 강화에 따라 OCI홀딩스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이 시행하고 있는 IRA는 글로벌 태양광 밸류체인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대신 미국에서 생산한 태양광 모듈에는 와트(W)당 7센트, 폴리실리콘은 kg당 3달러, 잉곳·웨이퍼는 ㎡당 12달러, 셀은 와트 W당 4센트의 세제혜택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OCI홀딩스는 현재 미션솔라에너지(MSE)를 통해 미국 텍사스주 모듈공장 생산능력을 210메가와트(㎿)에서 1기가와트(GW)로 늘리는 투자를 진행 중인데, 설비 구축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하는 2024년부터 매년 7000만달러(945억원)의 지원금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혜택을 바탕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OCI홀딩스의 입지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의 태양광 시장 영향력을 고려할 때 미국의 전략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세계적 석학이자 국제정치학자인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석좌교수는 올해 6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 기업들은 태양광 패널 반덤핑 혐의로 2012년부터 미국으로부터 관세를 부과받았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올해에만 미국이 1970년대부터 배치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의 태양광을 새로 설치할 것"이라며 "이 같은 시장 규모와 추세를 고려할 때 미국의 IRA가 태양광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IRA 자체가 폐지될 가능성도 OCI홀딩승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미 대선에서 승리할 시 IRA를 뜯어고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 경우 OCI홀딩스는 미국 투자에 대한 보조금 혜택을 받기도 어려워진다. FT는 최근 트럼프 선거 캠프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될 경우 화석 연료 생산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미국의 기후·에너지 정책이 전면 재정비될 것"이라며 IRA가 폐기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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