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OCI홀딩스 성과 안 좋은데… 부광약품 단독 대표 오른 이우현

김동욱 기자 2023. 12. 1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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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내우외환에 흔들리는 OCI] ①실적 개선 여부 주목

[편집자주]OCI그룹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OCI홀딩스가 인수한 부광약품의 적자가 확대됐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부광약품 단독 대표를 맡았으나 실적 개선에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OCI홀딩스가 투자를 늘린 태양광 사업은 공급과잉 등 불황에 직면하고 화학 사업회사 OCI는 인적분할 후 주가가 떨어졌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부광약품에서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본업 OCI홀딩스 성과 안 좋은데… 부광약품 단독 대표 오른 이우현
②OCI홀딩스, 힘준 태양광 사업 '먹구름' 가득
③인적분할 후 주가 '와르르'… OCI 주주환원 정책 감감무소식
부광약품이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OCI홀딩스 경영 성과가 주춤한 상황에서 이 회장이 부광약품 실적 개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이 회장의 제약 업력이 짧은 만큼 추가 인사를 통해 다른 인물과 공동 대표직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우현 회장 본업' OCI홀딩스, 3Q 영업익 급감


부광약품은 지난달 17일 이 회장과 유희원 사장 각자 대표 체제에서 이 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일신상 이유로 유 사장이 사임했다는 게 회사 입장인데 사실상 부광약품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진 것으로 관측된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2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적자가 218억원(1~3분기 누적)으로 확대됐다. 유 사장은 1999년 부광약품 입사 후 2015년부터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었다.

부광약품이 인적 쇄신을 통한 실적 반등을 꾀하지만 단독 대표인 이 회장이 주도적으로 경영 성과를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존에 맡고 있던 OCI홀딩스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OCI홀딩스가 지주사 역할과 함께 그룹의 핵심 사업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을 영위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 회장은 부광약품보다는 OCI홀딩스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OCI홀딩스는 지난 3분기 매출 6903억원, 영업이익 1308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7%, 42.2% 줄었다.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생산설비 확장에 주력한 탓에 공급과잉이 발생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지난해 3분기 kg당 38달러까지 올랐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 3분기 kg당 1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폴리실리콘 손익분기점은 kg당 8달러대로 알려졌다.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1위 기업인 중국 통웨이는 올해 캐파(CAPA·생산능력)를 35만톤으로 확대했다. 지난해(23만톤) 보다 52.2% 늘었다. 2·3위 업체인 중국 GCL와 다코도 같은 기간 각각 캐파를 35.1%(18만5000톤→ 25만톤), 100.0%(10만톤→ 20만톤) 늘렸다. 향후 통웨이와 GCL은 100만톤까지, 다코는 33만톤까지 캐파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주요 업체들까지 합치면 글로벌 폴리실리콘 캐파는 총 423만톤까지 늘어난다. 밸류체인 상위에 있는 태양광 셀·모듈 성장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당분간 공급과잉이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다.


제약 업력 1년8개월… 부광약품 공동 대표 가능성 높아


2021년 2월 대한상공회의소 정기회의에 참석하는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DB
이 회장의 제약 전문성이 낮아 우려되고 있다. 이 회장은 2005년 동양제철화학(현 OCI)에 전략기획본부 전무로 입사한 후 주로 에너지·화학 사업을 이끌었다. 석탄화학에서 태양광으로 사업 체질을 전환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다. 제약 업력은 부광약품을 인수한 다음 달인 2022년 3월부터 유 사장과 공동 경영체제를 이룬 1년8개월이 전부다. 2018년 OCI 내 바이오사업부를 신설했으나 제약보다는 주로 기업·펀드 투자 업무 위주였다. 같은 해 부광약품과 합작해 세운 비앤오바이오도 유망 벤처에 투자하는 기업이다.

부광약품 인수 목적도 제약·바이오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부광약품은 1960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연구·개발(R&D) 중심 제약회사다. 뇌질환(중추신경계) 치료제와 항암제를 중심으로 주요 의약품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대했다. 부광약품 제약·바이오 분야 전문성에 OCI 자금력 및 법인운영 노하우를 더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게 인수 당시 이 회장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제약·바이오 성장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시너지 영역을 발굴해 세계적인 제약·바이오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서진석 OCI홀딩스 사장과 공동 대표를 맡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제약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회장 홀로 회사 실적을 개선하긴 역부족이란 시각이 있어서다. 2024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부광약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서 사장은 경영체제 개편과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서 사장은 EY한영에서 감사본부장직, 총괄대표직 등을 맡으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이 회장은 영업손실이 심한 부광약품을 정상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사업을 강화해나갈 것인지 중점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사업 방향을 세우는 단계로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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