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의 자성 "슈퍼스타 4명 있다고 강팀 안된다", KCC '슈퍼팀' 위해선 희생 필요하다

부산=양정웅 기자 2023. 12. 1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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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KCC 선수단이 12일 한국가스공사전 승리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BL
'슈퍼팀'이라는 호칭에 걸맞지 않는 결과를 낳았던 KBL 부산 KCC 이지스가 근성을 더하며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짜릿한 역전승이 반전의 계기가 될까.

KCC는 1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3라운드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홈 경기에서 2차 연장 끝에 93-88로 승리했다. 시즌 7승 9패(승률 0.438)를 기록한 KCC는 고양 소노를 8위로 내리고 단독 7위에 올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KCC는 화려한 선수진을 구성했다. 지난해 허웅과 이승현, 올 시즌 최준용을 과감하게 영입했고, 기존의 라건아와 올해 11월 상무 농구단에서 전역한 송교창까지 에이스들이 총집합했다. MVP 출신만 3명(국내선수 송교창, 최준용 / 외국선수 라건아)이라는 엄청난 조합이었다.

이에 KCC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전창진 KCC 감독은 2023~24시즌 출정식에서 우승 공약으로 "못하면 그만두는 게 공약이다. 마지막이란 생각을 가지고 멋있게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농담 섞인 말이었지만 그만큼 KCC에 거는 기대는 컸다.

전창진 KCC 감독.
하지만 KCC는 생각보다 위로 치고나가지 못했다. 서울 삼성과 홈 개막전을 106-100으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체육관 대관 문제로 인해 원정 6연전이라는 지옥의 일정을 치렀다. 결국 4연패(11월 7일 정관장전~11월 14일 DB전)에 빠진 KCC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6위 진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홈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퐁당퐁당'을 이어가며 아래에서 머물고 있다.

수비에서 조직력이 무너지는 모습이 나오는 건 치명적이었다. 지난달 30일 수원 KT와 홈 경기 패배 후 상대팀 에이스 허훈이 "(지역방어에) 생각보다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당시 전 감독은 "감독으로서 부끄러운 경기였다. 준비를 잘못했다. 그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순간적인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한몫했다. 12일 경기를 앞두고 전 감독은 "아쉬운 집중력이 경기 흐름을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순간적인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턴오버나 쉬운 득점 못하는 부분이 결과적으로 정신적인 부분에서 나온다"면서 특히 외국인 선수 알리제 존슨에 대해 "선수들이 존슨에 대해 의지하고 있지만 벤치에선 그게 불만족이다. 본인이 느끼고 정리해야 되는데 어려서 이해도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KCC 선수단. /사진=KBL
이날 역시 중반까지는 비슷한 모습이 보였다. KCC는 1쿼터 초반 골밑에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공격 시도도 활발하게 이뤄지면 자유투를 통한 득점도 이어갔다. 이에 KCC는 한때 10점 차 이상 도망갔다. 그러나 1쿼터 중반 이후 갑자기 야투성공률이 떨어졌고, 이를 놓치지 않은 한국가스공사는 반격에 나섰다. 골밑에서는 듀본 맥스웰이, 외곽에서는 양재혁이 폭격에 나선 한국가스공사가 결국 62-55로 3쿼터를 마치며 KCC는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KCC는 4쿼터 들어 멘탈을 다잡았고, 골밑에서 라건아가 탄탄하게 버텨주면서 신장의 우위를 적극 활용했다. 결국 허웅이 클러치 상황에서 터트린 3점포와 함께 라건아의 골밑슛이 성공하면서 KCC는 74-74 동점으로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1차 연장에서도 승부가 갈라지지 않으며 2번째 연장전까지 갔고, 결국 뒷심을 끝까지 유지한 KCC가 승리를 챙겨갔다.

경기 후 전 감독은 "(KCC는) 늘 근성이 부족하고, 끝까지 익사이팅하게 하지 못하는 게 단점이다. 오늘은 2차 연장까지 끝까지 해보려는 자세가 좋았다.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수비에서 부족한 게 많다. 경기를 하면서 끌어올리고 손발 맞춰야 한다"며 숙제를 남겼다.

KCC 허웅(오른쪽)이 12일 한국가스공사전 승리 후 방송 인터뷰 도중 최준용에게 물세례를 맞고 있다. /사진=KBL
이날 3쿼터 이후로만 3점슛 5방을 터트리며 16득점을 기록한 허웅은 "슈퍼스타 4명이 들어간 걸로는 절대 강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수비도 최선 다하고 집중했을 때 강팀이 된다. 모두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허웅은 "에이스를 맡았던 선수가, 한 팀으로 되면서 팀플레이를 해야 되는데 개인별 강한 특성이 있어서 녹아드는 게 쉽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더 뛰고 싶어 난리다. 작년 재작년엔 35~38분 뛰었는데, 올해는 그 슈퍼스타들이 나눠서 뛰기에 짧은 시간이기에 갖고 있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다른 팀들 보면 궃은 일 하는 선수들이 꼭 있다. 우리 팀은 (송)교창이, (최)준용이에게 리바운드만 하라고 할 순 없다"면서 "리바운드 안 뺏기고 수비나 공격 때 제일 자신있는 부분을 하며 서로 양보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다행히 '원팀'을 위한 팀 분위기는 마련된 상태다. 허웅은 "선수들끼린 너무 좋다. 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 언제든지 올라갈 수 있는 기회 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봤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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