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선제적 여성 임원 확대로 미래 女 CEO 인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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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각각 첫 여성 사장,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탄생시킨 삼성과 LG가 올해 인사에서는 주목할만한 여성 사장을 내지 못했다.
사내 우수한 여성 인재는 많지만 CEO 육성 시스템을 거친 절대 인원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재계는 이번 인사에서 미래 여성 CEO 인재 확보를 위해 올해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을 여성 임원을 대폭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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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적 장치 도입해 여성 임원 수 늘려야"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지난해 각각 첫 여성 사장,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탄생시킨 삼성과 LG가 올해 인사에서는 주목할만한 여성 사장을 내지 못했다.
사내 우수한 여성 인재는 많지만 CEO 육성 시스템을 거친 절대 인원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재계는 이번 인사에서 미래 여성 CEO 인재 확보를 위해 올해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을 여성 임원을 대폭 확대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LG·SK·롯데 등 재계에서는 여성 임원들을 전진 배치하며 차기 CEO가 될 수 있는 임원 인력 풀(pool)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여성 부사장 승진 2명, 여성 상무 승진 6명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에서도 여성 인재를 적극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디자인경영센터 담당 임원으로 안유정 부사장을 영입했다. 구글 자율주행차의 프로토타입(원형)을 직접 디자인한 인물이다.
이미 여성 부사장 2명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에서는 올해 이소란 해외상품사업부장이 승진하면서 부사장단에 합류했다. 제일기획 역시 여성 부사장 2명을 배출하며 미래의 여성 경영진 풀(pool)을 두텁게 했다.
LG의 여성 임원 수는 61명으로 늘어, 2019년 초 29명 대비 5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이은정 ㈜LG 인사팀장이 전무로 승진하는 등 전체 승진자 수가 감소했으나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9명의 여성 인재가 다양한 영역에서 발탁됐다.
또 여성 임원 수 확대를 위해 남혜성 홈뷰티사업담당과 오혜원 TV해외영업그룹 상무를 외부에서 영입하기도 했다.
SK 역시 임원 승진 규모를 대폭 줄이면서도 여성 인재 발탁 규모는 유지했다. 올해 인사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을 포함한 8명의 여성 임원을 신규 선임했다.
SK의 여성 임원 수는 2021년 34명, 2022년 43명, 2023년 5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는 최 본부장과 함께 1980년대생의 젊은 임원을 대거 배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1983년생인 이혜연 SK텔레콤 변화추진2담당과 1981년생인 서은규 SK수펙스추구협의회 HR지원담당이 대표적이다.
롯데는 여성 CEO 수를 역대 최다로 늘리며 여성 리더십 강화 기조를 공고히 했다. 여성 임원의 규모도 대폭확대 했다. 5명의 여성 임원(상무보)을 상무로 승진시켜 조직 전면에 배치했다.
이에 여성 임원은 지난해 47명(7%)에서 올해 54명(8%)으로 7명이 증가했다.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의 비중도 지난해 7.4%에서 올해 9.8%로 증가했다. 롯데그룹은 여성임원 비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여성인재 발굴 및 임원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여성 임원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려면 가장 먼저 우수한 여성 인력의 채용을 확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나아가 여성 중간 관리자 층이 지속적으로 두터워져야 이들 중에서 임원·CEO로 진출할 수 있는 숫자가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성별(性別) 중간관리자 층의 비율과 숫자 등을 공시 등을 통해 밝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CEO 성별 표시를 시작한 후 2003년 당시 여성 임원 수 13명에서 2023년 43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며 "일부 ESG 보고서에는 성별 중간관리자를 공개하지만 CEO처럼 사업보고서와 같은 정기보고서 등에도 공시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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