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여경 고백 거절에도 계속 연락…현직 경찰관, 스토킹 '유죄'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귀자는 고백을 거절한 동료 여성 경찰관에게 7개월 동안 40차례 연락하는 등 스토킹을 한 경찰관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전날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울 송파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남성 경찰관 A(33)씨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또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2021년 9월 임용돼 이 지구대 소속으로 일해온 경찰관 A씨는 지난해 10월 같은 지구대 동료인 20대 여경 B씨에게 사귀자고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런데도 A씨는 7개월간 약 40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를 지속해 보냈다.

B씨가 "계속 이러면 지구대장님께 말씀드리거나 외부의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다. 연락하지 말라"며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표했음에도 그는 행위는 멈추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B씨가 상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구두 경고를 받은 A씨는 약 5개월 동안 연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또다시 연락을 시작하면서 피해자가 그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A씨는 법정에서 피해자에게 계속 연락한 이유에 대해 "동기로서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다"며 "피해자에 대한 이성적인 관심에서 비롯된 미련 때문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장은 "단순히 동료로서 관계 회복을 위한 것이라면 피고인이 소개팅을 운운할 필요가 없었을 뿐 아니라 연락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굳이 밝힐 합리적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연락을 취한 동기는 이성적인 관심과, 이를 거절하는 피해자에 대한 미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공무원이 개인 동기에 의해 동료 경찰관을 상대로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에 책임이 매우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A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