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론' 민주, 분당 위기 고조… 이재명은 '침묵'

김현우 2023. 12. 1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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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시사한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12일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친명계는 "검찰 독재에 맞서야 한다"며 이 전 대표를 '사쿠라(배신자)'라고 비난하고 나섰고, 비명계 의원들은 김민석 의원 탈당 이력을 거론하며 "김민새(김민석과 철새의 합성어)의 셀프디스"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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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표, 정세균·김부겸 회동 조율
‘명낙회동’은 성사될 가능성 작아
18일 김대중 다큐 상영회 열려
이재명·이낙연·김부겸 만날수도
친명 원외모임 “이낙연, 정계 은퇴”
김민석은 연일 ‘사쿠라’ 저격 발언
비명, 金 탈당이력 거론하며 역공
‘86 기득권’ 청산론까지 꺼내들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시사한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12일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친이재명(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 간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친명계는 “검찰 독재에 맞서야 한다”며 이 전 대표를 ‘사쿠라(배신자)’라고 비난하고 나섰고, 비명계 의원들은 김민석 의원 탈당 이력을 거론하며 “김민새(김민석과 철새의 합성어)의 셀프디스”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의 봄’은 저절로 오지 않았다”며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도록, 사적 욕망의 권력 카르텔이 국민의 삶을 위협하지 않도록 비극의 역사를 마음에 새기겠다”고 썼다. 윤석열정부를 ‘사적 욕망의 권력 카르텔’로 표현하며 자신의 상대는 이 전 대표가 아닌 정부·여당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대표는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의 만남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당 운영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알려진 두 전 총리와 만나, 화합·통합 모양새를 연출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사진 한 장 찍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어, ‘명낙회동’ 가능성은 작다. 다만 오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상영회에서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김 전 총리가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내 갈등은 감정싸움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분열은 필패”라며 자제를 호소했지만 친명계 인사들은 “시대정신은 검찰독재 종식”이라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한 이 전 대표를 겨냥, ‘변절자’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친명계 원외인사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논평을 내고 “이 전 대표는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당내 분란을 일으킨 것에 사과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신당론은 윤석열 검찰 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변절자) 노선이 될 것”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이 전 대표를 겨냥, “이 시대의 과제가 뭔지 알지 못하는 전형적 ‘사쿠라’”라고 비난했다.

당내 비명계는 김 의원 탈당 이력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섰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김민새’라는 별칭이 붙었던 분이 어느새 완전 친명 전사가 돼 있다”며 “(사쿠라 비판은) 셀프 디스”라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도 SNS에 “86 기득권 정치인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애써 눈감는 우리가 부끄럽다”고 했다. 김 의원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자 탈당하고 정몽준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세력화가 쉽지 않다며 ‘이낙연 신당’ 실현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 혁신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이 “12월까지 당에 변화가 없다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이들 사이에서도 거취를 두고 온도 차가 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MBN 인터뷰에서 “국회의원만 사람인가”라고 말하는 등 당내 움직임과는 우선 거리를 두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한편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전 대표는 대선 경선 당시, 상대 당 후보 중 가장 무서운 상대가 누구냐는 TV토론 질문에 유 전 의원을 꼽은 바 있어 언제든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언급한 바는 없다”며 “구체적으로 추진하거나 조율하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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