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부'했다는 김건희 특검, 나비효과 시작됐나

尹, 국힘 지도부에 '김건희 특검' 언급
거부권 행사 뒤 '국힘 반란표' 나올 수도
도이치모터스 1심, '주가조작 맞다' 판결
재판부, 김 여사 관련 여부는 판단 안해
김건희 특검 거부권 행사? 반대가 70%
국힘 안에서도 의견 분분, 尹의 선택은?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정치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네요.

◆ 조석영> 12월 말까지 계속되고 아마 1월까지는 이 뉴스가 계속 갈 거예요. 게다가 1월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내년 4월 총선에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지난 토요일(10일) 오전에 '국민의힘에서 일명 김건희 특검 때문에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미루는 걸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에서 총선을 위해 만드는 거고, 특검은 국회에서 여야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 어떤 연결고리가 있느냐. 바로 대통령의 거부권입니다.

2주 뒤인 1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쌍특검,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이 모두 통과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콕 집어서 수사를 하는 특검법에 대해서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할 거라는 전망이 유력해거든요.

◆ 신혜림>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법 등등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했잖아요.

◆ 조석영> 처음에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땐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만 하면 되거든요. 지금 민주당을 비롯해 다른 야당들을 합치면 거뜬하게 넘깁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뒤에 그걸 다시 의결하려면,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이 찬성을 해야 돼요. 그런데 300석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석이 111개니까, 국민의힘이 반대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은 결국 가결될 수가 없는 구조죠.

◇ 채선아>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법 등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은 아예 사라진 거죠.

◆ 조석영>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국회에서 100표 이상을 안정적으로 쓸 수 있어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다시 통과되는 일을 막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총선에 어떤 후보를 낼지 말지 정하는 공천관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하면, 현역 의원들 중에서도 누가 공천을 못 받는다더라는 식의 이른바 '살생부'가 돌게 뻔하고, 지금 현역 의원 중에 하위 20%는 컷오프 한다고 하니까 22명의 현역 의원은 공천을 못 받는다는 얘기거든요.

◆ 신혜림> 공천을 못 받은 사람들은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하거나 다른 방식으로라도 당에 반기를 들 수 있잖아요.

◆ 조석영> 어떤 방식으로 반기를 드느냐. 이 '김건희 특검법'을 반대하지 않고 찬성해버릴 수도 있다는 거예요. 왜냐면 무기명 투표거든요. 그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결국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수사가 이뤄질 수 있잖아요. 관련해서 지난 12월 5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와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특검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그 뒤로 국민의힘이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미루는 걸 검토한다는 보도까지 나오게 된 겁니다.

◆ 신혜림> 그런데 국민의힘에서는 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했어요.

◆ 조석영>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알린 내용인데요. 특검법 때문에 공관위 구성이 늦어진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랑 밥을 먹으면서 특검 관련해서 언급이 있었다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진 않았고요. 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만사를 제쳐두고 김건희 여사 방탄에 여당을 동원하는 꼴"이라며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입장을 냈습니다.  

◇ 채선아> 그렇게 총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모두 크게 관심을 쏟고 있는 일명 '김건희 특검법'이 뭔지 좀 정리해볼까요?

◆ 신혜림> 특검이라는 게 말 그대로 특별하게 임명된 검사잖아요. 원래 범죄에 대한 수사나 기소는 검사가 담당을 하는데, 검사들이 모인 검찰청 위에 법무부가 있고 그 위에 대통령이 있으니까, 대통령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수사가 필요할 때 독립된 법조인을 특검으로 임명하죠. 가장 주목을 많이 받았던 건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이었고요.

◆ 조석영> 당시 특검으로 임명된 박영수 특별검사. 이 박영수 전 특검이 지금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19억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돼서 재판을 받고 있어요. 이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도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12월 28일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데 만약 특검 수사가 이뤄진다면 전 특검이 특검의 수사대상이 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는 거죠. 아무튼, 일명 '김건희 특검법'은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가 돼있는지를 수사하겠다는 법이고, 그 수사를 담당할 특검은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정당들이 추천하도록 돼있습니다.

◆ 신혜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어떤 거였죠?

 
◆ 조석영> 2009년부터 벌어진 일인데요. 도이치모터스라는 회사 주식이 2천 원대에서 몇 달 사이에 6천 원대로, 그리고 시간을 좀 두고 8천 원대까지 올라갔어요. 그런데 이게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비롯한 주가조작세력들이 서로 짜고 주식을 사고팔고 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는 일명 '통정매매'였다는 거죠. 이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주가조작 맞다는 판결이 나왔는데요. 이 주가조작 과정에 김건희 여사의 어머니 최 모씨와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활용됐다는 사실도 법원 판결문에 적시가 돼 있습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가 이 상황에 연루돼있는지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어요. 그러다보니까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수사했는데 재판에서조차 김건희 여사의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억지 의혹 제기라는 입장을 냈고요. 반면에 민주당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있었던 일이다보니 검찰 수사도 제대로 안된 상황이라면서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 채선아> 서로 해석과 주장이 다른 건데, 이 특검법이 통과되고 나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쓸 건지 말 건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네요.  

◆ 조석영> 여론은 거부권 쓰지 말라는 쪽에 가까워요. 국민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서 12월 7일에서 8일 전국 성인 유권자 1033명에게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인데요. 전체 응답자의 70%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행사해야 한다 20%)고 했고요.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에서도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 67%(행사해야 한다 19%)가 나왔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거부권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39%)보다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47%)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 조석영>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어차피 문재인 정부 때도 수사했는데 아무 것도 안 나왔다며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허를 찌를 수 있다고 한 반면, 하태경 의원이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 안에서 의견이 갈리는 상황인데요. 윤석열 대통령의 고민이 클 것 같습니다.

◇ 채선아> 네, 여기까지 조석영 PD,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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