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 김기현 거취 고심…사퇴 땐 여권 '총선구도' 지각변동

한상희 기자 박기범 기자 신윤하 기자 2023. 12. 1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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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 끊은 채 이틀째 잠행…대표직 사퇴? 총선불출마?
한동훈·원희룡 비대위 자천타천 거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박기범 신윤하 기자 = 친윤(윤석열 대통령)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사즉생의 각오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김기현 대표가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하고 이틀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르면 13일 거취를 표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대표직 사퇴 땐 여권 총선 구도에도 대규모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13일 김 대표의 일정을 '통상 업무'로 공개했다. 전날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취소한 채 국회에 출근하지 않은 데 이어 이틀째 잠행에 들어간 것이다. 김 대표는 전날 밤늦게까지 서울 성동구 자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 대변인들도 김 대표와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모처에서 총선 불출마와 대표직 사퇴 2가지 선택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김 대표가 이르면 이날, 늦어도 최고위원회가 열리는 14일엔 거취 결단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1일 최고위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와 민생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목소리에 답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김 대표가 불출마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기에 장 의원이 불출마 카드를 던지면서 김 대표를 향한 거취 압박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용호 의원은 전날 공개서한을 통해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고, 김병민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서 "이번 주가 사실상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대신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대표로 총선을 지휘할 것이란 관측부터, 대표직을 던지고 윤재옥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아 총선을 진두지휘할 것이란 의견, 윤 원내대표가 연말까지 직무대행을 맡고 이후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는 전망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김 대표가 물러나면 국민의힘은 새로운 지도체제로 내년 4월 총선을 치러야 한다. 김 대표가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온다면 윤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당내에서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윤 원내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거론된다.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당 운영 중심이 공관위로 넘어가기에 대행체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3대 국조·쌍특검·인사청문회·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연말 국회 일정이 빡빡하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준석 전 대표 중징계 사태 후 비대위가 꾸려졌던 지난해 상황으로 미뤄보면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추인, 비대위원장, 비대위원 선임에 최소 보름이 걸리기에 투자 대비 실익이 적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윤 원내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경우 유권자들이 과연 국민의힘의 혁신 의지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주장도 적지않다. 김 대표 사퇴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는 의견도 계속 분출하고 있다. 공관위 결정에 대한 최종 의결권을 지도부가 갖는 만큼 대행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에게 변화와 혁신의 의지가 전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비대위 출범에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며 비대위 전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원 장관 측은 대통령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당정관계 재정립과 보수통합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의 경우 현실 정치 경험이 없어 비대위원장보단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윤석열 정부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인 만큼 비대위원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지휘하면 승산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김기현 체제가 붕괴하고 비대위로 전환할 경우 여론의 관심이 공관위보다 비대위에 집중될 수 있다. 이 경우 비대위에 힘이 실리면서 비대위원장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주도하고, 공관위나 선대위는 비대위를 지원하는 수준이될 것으로 전망된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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