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상황에 경찰관 ‘긴급출입’, ‘피난명령권’도 행사…‘112기본법’ 제정
범죄 및 재해·재난 현장서 피난명령권 발동도
거짓·장난신고엔 5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앞으로는 112 신고를 통해 접수된 자살 징후, 가정폭력 등 위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적극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최근 ‘112 신고의 운영 및 처리에 관한 법률’(이하 112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긴급출입’ 등 상황에 따른 경찰 조치를 판단할 근거가 마련되면서다. 또 경찰은 재해·재난 및 범죄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피난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게 된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달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12기본법은 지난 1957년 112가 도입된 이후 최초로 제정된 112 경찰 활동 근거법이다. 연간 2000만 건의 신고를 통해 범죄와 재해·재난 등 긴급한 상황에서 국민의 ‘비상벨’ 역할을 했지만, 112 경찰 활동은 경찰청 행정규칙(예규)인 ‘112 치안종합상황실 운영 및 신고처리 규칙’을 통해 이뤄져 왔다.
이에 경찰 안팎에서는 112 경찰 활동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에 제정된 112기본법에는 112제도의 운영, 112신고 접수부터 처리에 관한 전반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우선 경찰의 주거지 긴급 출입 등 ‘긴급조치’의 발동 기준이 현실화된다. 그동안은 현행 ‘경찰관 직무집행법’(경직법)에 의거, 신고 당시엔 위급한 내용이지만 실제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내부에 인기척 없는 조용한 상황 등에선 긴급출입 요건인 ‘위해가 임박한 때’로 판단하기 어려워 소극적 조치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자살 신고나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상황에서 촌각을 놓친 상황도 다수 발생한 바 있다.
제정된 112기본법에는 접수된 112 신고 사건이 ‘매우 급한 위해 발생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긴급출입을 가능하도록 했다. 또 타인의 건물과 토지 또는 그 밖의 물건의 ‘일시사용·제한·처분’까지 가능하며, 이를 거부·방해한 자에 대한 과태료 규정을 두어 실효성을 확보했다.
피난명령권도 새롭게 도입된다. 112 신고는 범죄 및 재해·재난 등 다양한 위급상황을 다루지만 현 경직법 제5조는 천재·사변을 포함한 위험한 사태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피난·억류’ 조치가 가능하게 되어 있어, 실제 현장에서 적극적인 조치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112기본법은 접수된 112 신고 사건이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여 사람의 생명·신체를 위험하게 할 때 현장에서 ‘피난명령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이를 거부·방해한 자에 대한 과태료 규정도 마련했다.
연간 4000여건에 이르는 거짓·장난신고 제재도 강화한다. 경찰력이 낭비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국민에게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한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거짓·장난신고의 사안과 정도에 따라 형법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와 경범죄 처벌법 ‘거짓신고’(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를 통해 처벌 해왔으나, 두 규정 사이에는 처벌형량의 차이가 커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112기본법에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112기본법은 공포 후 6개월 후 시행 예정으로 내년 6월께 시행일에 맞춰 대통령령 등 하위벙령 제정이 뒤따라야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숙원이었던 법률이 제정되어 현장 경찰들에게 큰 힘이 될 것”라이라며 “긴급조치, 피난 명령, 공동대응 및 협력강화 등 현장 경찰들이 112 접수 처리 과정에서 당당한 법 집행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하는 법률이 제정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적극적인 법 집행과 함께, 이 과정에서 국민의 인권과 기본권이 침해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률 시행일에 앞서 시행령을 충실히 마련하고, 법률의 내용과 의미 등을 현장에서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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