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 ‘공무원 차량’ 주택가 점령 [현장, 그곳&]
주민 불편 호소… 市 “대중교통 권장 공지 확대”
“인천시청 공무원들이 매일 집 앞 골목에 주차해 불편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12일 오전 8시20분께 남동구 간석1동 인천시청 인근 주택가. 골목에 들어온 차들이 길가에 틈이 보일 때마다 주차를 해대기 시작했다. 곧 주택 입구는 물론이고 골목 구석구석이 주차된 차들로 빽빽히 점령됐다. 주차를 마친 운전자들은 인근 주택이 아닌 시청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들은 시청으로 출근하는 공무원들이었다.
한 시청 공무원 30대 A씨는 “시청 임시 주차장이 직원 주차를 금지해 집이 멀거나 출장을 나가는 공무원들이 주택가에 주차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많이 제기하는 건 알지만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6시께. 시청 후문에서 내려온 공무원 10여명이 잇따라 주택가로 걸어왔다. 공무원증을 목에 건 이들도 있었다. “이 곳에 주차를 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모두 고개를 돌리며 서둘러 차량에 탑승했다. 주민 이상욱씨(32)는 “아침에는 차가 빽빽이 들어서고 시청 퇴근 시간이면 차가 빠진다”며 “골목에 차들이 가득 차 정말 불편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인천시청 공무원들이 시청 주차공간 부족을 이유로 인근 주택가에 차를 대며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0일부터 인천애뜰 공영주차장 설치 공사를 시작했다. 이로 인해 시는 종전 488면이었던 주차장을 130면으로 대폭 줄이고, 전 직원에게 대중교통 이용 및 문학경기장 주차장 이용을 권하고 있다. 임시 주차장은 유아동승, 비상근무자 등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다수의 공무원들이 이같은 시의 권고사항을 무시하고 시청 인근 주택가에 차를 대며 주민들의 민원 제기를 유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승환 인천 남동구의원(국민의힘·나선거구)은 “시가 허술한 대안으로 주차장 공사를 시작해 애꿎은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하루빨리 주민과 공직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인근 주택가에 차량을 많이 주차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대중교통을 권장하는 공지를 더 많이 보내겠다”고 밝혔다.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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