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구독료 4000원 인상"…넷플릭스, 韓 기본요금제 가입 막은 속내는?
광고 요금제 구독 유인 전략…요금 인상 가능성도 있어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넷플릭스가 지난달 한집에 사는 한집에 살지 않는 사람과의 계정 무료 공유를 막은 데 이어 이번에는 월 9500원짜리 1인 요금제(베이식 멤버십) 신규 구독 접수를 막았다.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가 앞으로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보려면 최소 월 1만3500원을 내야 하는 만큼 사실상 구독료가 4000원 오른 셈이다. 디즈니플러스, 티빙, 유튜브에 이어 넷플릭스까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전날 베이식 멤버십 신규 구독을 제한했다. 베이식 외 다른 멤버십 구독자 또는 신규 가입자는 이날부터 베이식 멤버십을 새로 구독할 수 없다.
베이식 멤버십은 영상 콘텐츠 화질을 최대 720p까지로 두며 동시 시청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월 구독료가 1만원 아래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넷플릭스는 멤버십 가격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이번 조치에 대해 사실상 구독료를 인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광고 시청 없는 요금제 기준 넷플릭스를 구독할 수 있는 최소 비용이 월 95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4000원 올랐기 때문이다.
베이식 가입 막은 넷플릭스 "영화 티켓값보다 싼 광고 요금제로 오세요"
1인 요금제 제한한 넷플릭스, 다음은 구독료 인상?
넷플릭스의 이번 요금 정책 변화는 광고 요금제 구독을 더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광고 요금제와 무(無)광고 요금제 간 가격 차이를 더 벌려 구독료를 1만원 이상 낼 의향이 없는 소비자를 광고 시청으로 이끌겠다는 뜻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때 광고형 멤버십 회원당 평균 매출(ARM)이 베이식 ARM보다 높았다고 말한 바 있다. 즉 광고 요금제 판매국에는 베이식 멤버십이 매출 측면에서 골칫거리였을 것이다.
이에 베이식 멤버십 구독 제한은 광고 요금제 도입국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적용됐다. 지난 6월 캐나다를 시작으로 지난 7월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에 적용한 데 이어 10월에는 독일, 스페인, 일본, 멕시코, 호주, 브라질 등에도 적용했다. 뉴시스 취재 결과 프랑스도 베이식 멤버십 가입이 제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12개국 이용자 모두 1인용 요금제에 새로 가입할 수 없게 됐다.
한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베이식 구독 제한 공지가 넷플릭스 실적 발표에서 알려졌다. 당시 넷플릭스는 일부 국가 베이식 멤버십 제한을 설명하면서 "(광고 요금제 가격이) 영화 티켓 1장 평균 가격보다 훨씬 낮다"며 광고 요금제의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었다.
국내 기준 광고형 스탠다드와 스탠다드 간 월 요금 차이는 8000원에 달한다. 광고를 봐야 하고 일부 콘텐츠를 시청하지 못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최대 제공 화질, 콘텐츠 저장, 동시 시청 기능 모두 동일하게 제공한다.
이번 요금 정책 변화로 국내 광고 요금제 구독률 앞으로 얼마나 변화할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베이식 멤버십을 없앤 결과 광고 요금제 구독률이 최대 1.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안테나에 따르면 넷플릭스 월별 신규 가입자 중 광고형 스탠다드 구독률은 지난 6월 19%에서 지난 10월 30%로 올랐다.
업계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의 이번 베이식 구독 제한 후 구독료 인상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 베이식 구독을 제한하면서 베이식과 프리미엄 멤버십 월 구독료를 인상했다. 미국의 경우 베이식(11.99달러)과 스탠다드(15.49달러) 간 가격 차이를 5.5달러에서 3.5달러로 줄이면서 베이식이 가격 경쟁력도 있고 저렴한 요금제라는 인식을 지웠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베이식 구독 제한, 계정 공유 유료화 등으로 일부 이용자의 구독료 부담을 올렸으나 멤버십별 요금 변화는 아직 예고된 적 없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2021년 11월 이후 2년간 한국 서비스 구독료를 올리지 않았던 만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구독료 인상 여지는 충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도 콘텐츠 제작·투자비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며 "넷플릭스도 똑같이 콘텐츠 투자 부담이 있는 만큼 요금 인상이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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