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척 없어도 범죄 의심되면 강제 진입…"현장 물러나라" 명령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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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시간 후 피해자 A씨가 같은 장소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앞으로는 112 신고 때 경찰이 사건 관련 장소에 더욱 적극적으로 강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신설 법에 들어있는 피난명령권은 112신고 사건이 재난·재해·범죄 등 위급 상황에서 발생해 사람의 생명·신체를 위험하게 할 때 현장에서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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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기본법 제정…장난 전화하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 조항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 경찰이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빌라로 출동했지만 인기척이 없는 데다 이웃을 탐문해도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집안을 확인하지 않은 채 철수했다. 하지만 1시간 후 피해자 A씨가 같은 장소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 여성 B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남자친구 C씨의 주소지로 두 차례 출동했지만 인기척이 없어 돌아갔다. 하지만 이튿날 그곳에서 B씨가 변사체로 발견됐다.
앞으로는 112 신고 때 경찰이 사건 관련 장소에 더욱 적극적으로 강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112기본법이 신설돼 '매우 급한 위해 발생의 우려'가 있을 경우 타인의 토지나 건물에 긴급 출입하고 '일시 사용 제한 처분'까지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재난이나 범죄 현장에서 물러나도록 '피난명령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경찰의 명령을 거부하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의 '112신고의 운영 및 처리에 관한 법률'(112기본법)이 지난 8일 국회 본의회를 통과했다.
그동안 112신고에 따른 경찰 활동이 경찰청 행정규칙(예규)인 '112치안종합상황실 운영 및 신고처리 규칙'에 따르다 보니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신설 112기본법은 4장18개조로 구성되며 112 제도의 운영과 112신고의 접수부터 처리에 관한 절차 등 전반적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신설 법은 우선 112신고 사건이 생명·신체·재산에 '매우 급한 위해 발생의 우려'가 있는 경우 타인의 건물이나 토지, 차량 등에 긴급 출입하는 것은 물론 일시 사용·제한·처분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거부·방해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금까지는 경찰관직무집행법(이하 경직법)에 따라 천재·사변 등 위험한 사태, 대간첩 작전 수행, 범죄 행위가 목전인 경우를 전제로 '위해가 임박한 때'만 긴급 조치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신고 당시에는 위급 상황이 분명한 데도 실제 현장에선 인기척이 없는 등 조용할 경우 긴급출입의 요건인 '위해가 임박한 때'로 판단하기 어려워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다. 법적 강제력도 없어 현장에서 적극 대응을 포기하는 사례가 잦았다.
신설 법에 들어있는 피난명령권은 112신고 사건이 재난·재해·범죄 등 위급 상황에서 발생해 사람의 생명·신체를 위험하게 할 때 현장에서 행사할 수 있다. 거부 또는 방해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기존에는 경직법 5조에 따라 천재·사변을 포함한 위험한 사태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피난·억류' 조치를 할 수 있어 현장에서 적극 조치를 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경찰은 연간 4000건의 거짓·장난 신고로 인한 경찰력 낭비를 막기 위한 과태료 부과 규정도 마련했다.
지금까지 거짓·장난 신고는 사안과 정도에 따라 형법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와 경범죄처벌법 '거짓 신고'(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해 왔다. 하지만 두 규정 처벌 형량의 차이가 커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112기본법에 5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규정을 두었다.
공포 6개월 후 즉 내년 6월 112기본법 시행에 맞춰 하위법령(대통령령 등) 제정도 필요하다. 경찰은 법 집행 과정에서 국민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시행일에 앞서 시행령을 마련할 계획이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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