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섭 서울의대 교수 "신라젠 SJ-600, 임상 입증시 독보적 항암 바이러스"

정기종 기자 2023. 12.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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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 서울의대 의과학과 교수 인터뷰…신라젠 SJ-600 시리즈 전임상 연구의
자체 플랫폼 적용 차세대 항암 바이러스(OV)…CD55 단백질 탑재로 전달력 제고
전임상서 체내 저항 극복 확인…소량·반복 투여도 가능도 강점
이동섭 서울의대 의과학과 교수가 신라젠 차세대 항암 바이러스 'SJ-600 시리즈' 전임상 결과와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교수는 SJ-600 시리즈 전임상에 연구의로 참여했다.


신라젠의 차세대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GEEV'를 적용한 SJ-600 시리즈가 전임상을 마치고 인체 대상 효능 입증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자체 플랫폼 기술을 통해 기존 항암 바이러스 취약점으로 꼽히는 정맥 투여 전달력을 높인 것이 강점이다. 현재 준비 중인 인체 대상 임상에서도 해당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SJ-600 시리즈는 물론, 항암 바이러스 파이프라인 전반에 걸친 가치 제고가 기대된다.

이동섭 서울의대 의과학과 교수는 12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항암 바이러스는 효능 측면의 문제 보단 약물 전달 경쟁력이 부족했다"며 "전임상에서 기존 한계 극복을 증명한 SJ-600 시리즈가 인체 임상서 이를 입증한다면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섭 교수는 지난 2021년부터 SJ-600 시리즈 전임상에 연구의로 참여한 종양 및 면역체계 전문가다. 오근희 신라젠 연구센터 소장이 고안한 GEEV 플랫폼은 항암 바이러스 표면에 'CD55' 단백질을 탑재해 보체시스템을 회피하도록 했다. 저항에서 자유로운 만큼 적은 투여량으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신라젠은 SJ-600 시리즈 세부 파이프라인으로 'SJ-607'과 'SJ-640'을 보유하고 있다.

이 교수는 "SJ-600 시리즈는 보체에 대한 직접 저항성 뿐 아니라 생성된 중화항체에 의해 중화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며 "특히 중화항체에 대한 반응은 당초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결과가 전임상을 통해 확인돼 정맥투여는 물론, 반복 투여도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개발된 항암바이러스 중 보체와 중화항체 작용을 모두 회피할 수 있는 바이러스는 없었다"며 "SJ-600 시리즈가 인체 임상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항암 바이러스 개발 전 분야에서 큰 폭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항암 바이러스는 바이러스를 약물로 사용해 암세포에 침투하고 죽이는 방식이다. 지난 2015년 임리직 판매 승인(흑색종) 이후 2016년 상장한 신라젠이 펙사벡 임상 3상까지 진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해당 시기 다수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확보를 항암 바이러스 기술도입에 나섰다. 하지만 펙사벡의 임상 중단과 병용치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임리직의 임상 결과 등이 맞물리며 시장의 관심이 식은 상태다.

특히 항암 바이러스 정맥 투여의 경우 약물을 전신으로 빠르게 전달할 수 있지만, 종양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체내 방어 시스템인 보체에 의해 그 효과가 반감된다는 한계가 있다. 투여 이후 생기는 중화항체 역시 반복 투여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임리직이 시장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배경도 중화항체 작용을 효과적으로 피하지 못한 데 있다.
"인체 임상 입증 시 독보적 항암 바이러스 지위 기대"
다만 이 교수는 현재 항암 바이러스에 대한 미지근한 시장 반응이 물질 자체에 대한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효과적인 전달력만 입증할 수 있다면, 항암 바이러스 전반의 경쟁력 입증과 동시에 해당 분야 선도적 입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이교수가 때문에 SJ-600 시리즈 전임상 결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신라젠은 해당 전임상 결과를 담은 논문을 지난 1월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발간하는 공식 저널 '암 면역요법 저널'(JITC)에 발표한 뒤, 10월 국제학회인 '암 연구 및 신약개발'(CRD)로부터 초청받아 전임상 경쟁력을 강조하는 등 SJ-600 시리즈 조명에 속도를 내고 있따. 고무적 전임상 결과가 인체 대상 임상에서도 입증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자신감이 배경이다.

이 교수는 "실제로 미국 칼리비르 이뮤노테라퓨틱스는 지난해 SJ-600과 같은 백시니아 바이러스 기반 플랫폼을 로슈에 기술이전했고, 앞서 아스텔라스 파마에 넘긴 파이프라인도 내년 1분기 임상 진입이 예상되는 등 항암 바이러스에 대한 주목도는 여전하다"며 "자체 연구를 통해 SJ-600 시리즈에 적용된 항암 바이러스 균주(Strain)가 칼리비르 품목 대비 사람 암 세포에서 보다 유리하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현재 앞서 논문 발표를 통해 입증한 SJ-600 시리즈의 원발성 암 효능 뿐만 아니라 전이성 암에 대한 경쟁력 입증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바이러스 생산 준비 작업을 거쳐 2년 후 임상을 본격화 하는 것이 목표다. 동시에 올해 입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수출도 함께 추진한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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