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水攻...하마스 땅굴 ‘바닷물 침수 작전’ 시작됐다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 지하의 대규모 땅굴망에 인근 지중해에서 끌어들인 바닷물(해수)를 퍼넣기 시작했다고 12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4일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구축한 가자 지하의 땅굴망을 파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바닷물 침수 작전’을 계획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지 일주일만이다.
WSJ는 이날 미국 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지난달 5개의 해수 펌프가 설치된데 이어, 2개의 펌프가 추가 설치되면서 바닷물 채워넣기 작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정확히 언제부터 이 작전이 시작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효과에 대한 초기 테스트가 이뤄진 상태”라며 이스라엘군이 이미 최소 수일 전부터 땅굴 침수 작전을 개시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와 관련 “하마스 터널 관련 작전은 기밀”이라며 구체적 논평을 거부했다.
현재 가자 지구에는 북부와 남부 전역, 이집트 접경까지 총연장 500여㎞의 광범위한 땅굴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들 땅굴을 전부 해수로 채우는 작업은 수 주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앞서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지난 5일 “땅굴을 해수로 침수시켜 파괴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했다. 이어서 6일에는 이스라엘군이 지중해 해안에서 해수를 끌어들이기 위한 파이프를 설치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공개됐고, 남부 칸 유니스에 ‘그들이 범죄자인 것처럼 홍수가 그들을 덮쳤다’는 꾸란 구절이 인용된 전단이 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지금까지 가자 지구 지상전 과정에서 총 800여개의 하마스 땅굴 입구를 발견, 이중 약 500여개를 파괴했다. 그러나 땅굴 안에 설치된 함정과 폭발물들 때문에 땅굴 내부를 속속들이 탐색해 파괴하지는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병력 투입 없이도 수백㎞의 땅굴을 완전히 파괴할 대안으로 대량의 벙커버스터 폭탄을 이용한 공습, 액체 스펀지 폭탄 주입, 로봇이나 소형 무인기(드론) 등을 투입해 파괴하는 방식들이 강구되어 왔다.
WSJ는 “이중 하나가 땅굴을 해수로 잠기게 해 못쓰게 하는 것”이라며 “이집트가 2015년 밀수꾼들의 터널을 파괴하면서 썼던 방식”이라고 전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방식은 가자 지구의 지하 담수층을 오염시켜 더 이상 지하수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집트가 당시 라파 국경을 넘어 이집트까지 이어진 밀수꾼의 땅굴을 바닷물로 채우자, 인근 수 ㎞내 농지의 작물이 모두 말라죽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이스라엘군은 이런 우려에도 “하마스의 뿌리를 뽑으려면 땅굴부터 완전히 파괴해야 한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땅굴을 통해 무장 대원들을 가자 지구 곳곳에 자유롭게 투입하고 있으며, 무기와 탄약, 보급품을 보관하는 것은 물론 인질 감금에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군사분석가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현재 가자 지상의 40% 이상을 장악하고 있지만, 지하 시설을 파괴 못하면 계속 하마스의 위협에 시달릴 것”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What’s New on Netflix: Highlights of 3rd week of December
- ‘유사시 미사일 제대로 쏘겠나’...美보고서, 중국군 부패 후벼팠다
- ‘트랙터 행진’ 전국농민회총연맹, 경찰과 대치 계속…”밤샘 농성할 것”
- 이적, 전람회 출신 故서동욱 추모 “모든 걸 나눴던 친구”
- 선관위, 현수막에 ‘내란공범’은 OK…’이재명 안 된다’는 NO
- 독일서 차량 돌진, 70명 사상…용의자는 사우디 난민 출신 의사
- 전·현직 정보사령관과 ‘햄버거 계엄 모의’...예비역 대령 구속
- ‘검사 탄핵’ 해놓고 재판 ‘노 쇼’한 국회…뒤늦게 대리인 선임
- “너무 싸게 팔아 망했다” 아디다스에 밀린 나이키, 가격 올리나
- 24년 독재 쫓겨난 시리아의 알-아사드, 마지막 순간 장남과 돈만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