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욕지도 해상풍력 발전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어민 반발

욕지도 인근 해상에만 4건의 해상풍력발전 사업 진행
황금어장 통영 욕지도에 해상풍력 추진…어업인 "의견 반영 안돼 중단 촉구"
시행사 측 “어민들이 안만나준다" 하소연

[통영=뉴시스] 신정철 기자= 경남 통영시 욕지도 인근해상에 14㎿급 발전설비 28기를 설치할려는 욕지풍력은 지난 12일 통영시 도남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어업인 관계자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욕지 해상풍력 발전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를 개최했다.사진은 공청회 모습.2023.12.13. sin@newsis.com

[통영=뉴시스] 신정철 기자 = 통영시 욕지도 해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해 경남어업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잡는 어업의 황금어장에서 추진되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해 사업시행자인 욕지풍력과 어업인 간의 입장 차가 크게 달랐다.

사업시행자인 욕지풍력은 지난 12일 통영시 도남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어업인 관계자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욕지 해상풍력 발전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욕지풍력의 ‘욕지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통영시 욕지면과 남해군 미조면 인근 해상에 14㎿급 발전설비 28기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9년 3월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 취득 후 올해 환경영향평가 공고와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공청회는 욕지풍력 관계자를 비롯해 6개 어민단체가 참석해 발언에 대한 답변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고성군 자율공동체 김경도씨는 “욕지풍력 해상 건설로 예상되는 어업피해와 근본적인 대책마련과 어업인과의 마찰 해소 방안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답변에 나선 욕지풍력 관계자는 “갈등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쓸모없는 방안을 제시할 수 없으니 어민들이 만나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충관 사천시삼천포 해상풍력 발전사업 반대대책위원장은 “욕지도 인근 해역은 전국 최고 수준의 조업 밀도를 보이며 사실상 경남 전 어업인이 조업하는 바다”라며 “또한 욕지 인근 모든 해상풍력 예정지가 군 레이더 유효거리 내 포착으로 부동의 가능성이 높아 해상풍력 건설 좌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남해 해상풍력 반대대책위 이동형씨는 “경남도에서 어업허가권을 내 준 마당에 공무원들이 어업인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며 “(해상풍력)허가과정에서 어업인들이 알 수 있는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경상대학교 백근욱 교수는 “피해보상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밝히고 “감척이나 대체어장 조성, 규제완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해 충분한 협의가 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욕지풍력 관계자는 “어업인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뵙고 의견을 충분히 수렴 후 설명회를 개최하도록 하겠으며 요청안은 전반적으로 고려해 별도 파악하겠다”며 “군 레이더 관련 문제는 국방부와 협의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난 정부에서 발전허가를 내어줄 당시 군의 입장을 철저히 묵살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귀축가 주목되고 있다.

통영수산업협동조합 관계자도 “계속해서 어업인을 무시하면 어업을 중단하고 반대 집회를 하겠다. 업체가 어업인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어업인들은 “해상풍력발전 사업으로 인한 해양환경문제와 어업인 소득감소 등 사안이 있음에도 직접 이해관계인 어업인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어업인들의 반대가 거센 이유는 어류자원이 풍부한 욕지도 인근 해역에 욕지 해상풍력 외에도 3건의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현대건설은 욕지도 동쪽 좌사리 일원 해상 47㎢에 8㎿급 발전설비 28기 설치 허가를 받았다. 한국남동발전은 욕지도 남쪽 해상 갈도와 좌사리 사이 300~400㎿ 규모 사업을 검토 중이며, 최근 IS동서도 욕지도 서쪽과 서남쪽 해상 21.93㎢에 340㎿ 규모 사업을 신청했다.

경남 해역은 도서가 많은 리아스식 해안인데다 한류와 난류가 겹치고 있으며, 그 중 욕지도 인근 해역은 잡는 어업 최대 조업지로 꼽힌다.

또 이곳은 어류 서식·산란장이자 회유성 어류의 주요 회유로인 탓에 대부분 해역이 어업활동 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어업인들은 이러한 욕지도 인근 해역에 해상풍력발전이 건설되면 조업지 상실로 잡는어업 근간을 훼손할 수준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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