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산림일자리발전소' 돌려 취·창업 '불' 밝힌다

대전=허재구 기자 2023. 12. 1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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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자발적 산림비즈니스모델 개발 지원해 소득증대·창업 성과..산촌경제에 '신바람' 불어 넣어
지난 5월 기준 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경영체 활동지역 현황./사진제공=산림청

# 충남 천안시에서 활동중인 '숲이야'는 경력 단절 여성들로 구성된 '그루경영체'다. 지난달에 '이달의 그루경영체'로 뽑힐 정도로 모범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산림청 산하기관인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가 2020년에 '그루경영체'로 선정한 뒤 법인 설립까지 지원했다. 학교로 찾아가는 마을교사 선정을 비롯해 학교숲 생태환경교육 운영, 숲밧줄놀이 안정성 및 자격확보 교육훈련, 생태교육, 학교정원 프로그램 교수법 워크숍 등 산림교육·복지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찾아가는 학교 숲 체험과 탄소중립교육에 특화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교육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힘든 일이었지만 맞춤형 전문인력 지원에 힘쓰고 생태환경, 원예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신생기업으로는 진입하기 어려운 장벽을 뛰어 넘을 수 있었다. 올해는 통신판매업 등록과 '숲이야몰'오픈마켓을 개설하고 다양한 생태자료와 교육용 제품도 판매 중이다.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더 큰 성장도 기대된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산림자원을 활용해 지역에 특화된 산림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소득증대와 창업을 지원하는 산림일자리발전소의 '그루경영체' 활동이 이같이 성과를 내고 있다.

12일 산림청에 따르면 산림일자리발전소는 2018년 한국임업진흥원의 현장밀착형 지원조직으로 출범했다. 산림이 지닌 고용창출 잠재력에 비해 취약한 기반 여건과 부족한 전문성, 자원접근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산림자원을 활용한 경제활동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태동 배경이 됐다.

각 지역별 특색을 지닌 산림자원을 활용해 소득을 올리고 나아가 산림형 일자리까지 창출하고자 주민 5인 이상이 공동으로 결성한 '그루경영체'를 선정해 지원하는 것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그루경영체 성과 주목..일자리 1636명에게 제공-매출도 54억

올해 경영활동 중인 231개 그루경영체 참여주민 1636명의 연령대별 현황./사진제공=산림청
출범 첫해 전국 5개 지역에서 불과 25곳으로 시작한 그루경영체는 6년차를 맞은 올해 현재 누적 기준으로 447곳이 활동 중이다. 첫해 대비 18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252명에 불과했던 고용 창출 수(참여 주민 수)도 3631명까지 증가했고 총 266곳의 그루경영체가 법인화에 성공했다. 올해까지 살아남은 231곳의 그루경영체는 1636명의 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용 창출 연령대도 50~80대가 1077명으로 65.9%를 차지하며 산촌 노령화 대비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산림일자리발전소가 무엇보다 그루경영체별 특성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단계별 맞춤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루경영체 구성을 준비하는 예비사업자에게 사업주제와 일치하는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공동체 등 선진지 견학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사업방향 점검 및 사업성을 검토할 수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이론과 실습교육을 진행하는 워크숍과 기술교육훈련을 제공한다. 교육훈련 과정을 통해 숲해설가와 산림치유지도사, 유아숲지도사, 목공교육전문가, 버섯·산림·임산기능사, 목공체험지도사, 숲밧줄놀이지도사 등 창업을 위한 국가자격 취득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판로확보 기회제공을 위한 산림·임산물 관련 박람회와 지역축제 참여, 지역별·테마별 그루경영체 및 기업과의 협력관계 구축, 본격적인 경영활동을 위한 법인화 및 상표 출원 지원, 그루경영체 법인의 창업활동 소개를 위한 홍보 및 마케팅을 돕는다.

그루경영체 성공 비결로 그루매니저를 빼놓을 수 없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그루경영체를 발굴·육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올해 6기까지 출범하며 선정된 45명의 전문가 수준 그루매니저는 48개 지역(시·군·구)에서 지역 내 산림과 인적자원을 조사해 지역특화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고 사업계획수립에서부터 창업·경영개선까지 도움을 준다.

직접 사업지를 방문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사업아이템 개발이나 비즈니스모델 수립, 판로설정 등을 위한 컨설팅도 지원한다.

그루매니저도 사업에 대한 이해 및 실무능력을 높이기 위해 월 1회(2~4일)이상 역량강화 교육을 받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그루매니저와 산림일자리발전소의 사업방향을 일치시키는 과정을 반복한다. 역량강화 교육은 △산림일반 △사회적경제 △자원조사 △그루매니저역할 및 그루경영체 육성(창업지원) △홍보 △현장견학 등 7개 분야로 구성돼있다.
지역특색 담긴 산림 비지니스 공동체 지속 발굴
산림일자리발전소는 최근 '2023년도 4차 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경영체 신규 모집'을 통해 △경기 안성시 △강원 고성군, 속초시, 평창군 △충남 당진시, 서천군 △경북 봉화군, 영양군, 구미시 △경북 영천시 △대구 달서구 △울산 남구 △경남 통영시 △전북 전주시 등 14개 지역에서 그루경영체 14곳(주민 79명 포함)을 추가로 선정했다.
그루영영체 역량강화 교육분야./사진제공=산림청

이번에 선정된 그루경영체는 임산물생산, 산촌체험관광, 산림휴양문화, 목재목공 분야에서 사업을 벌인다. 산촌주민, 지역청년, 임업후계자, 경력단절여성 등 다양한 공동체로 구성됐다.

산림일자리발전소는 올해부터 산림분야 청년층의 사업유형 개발을 위한 집중 지원책 마련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월 창업을 준비하고 사업을 키워가는 청년들이 서로 조언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해 '청년그루 소통의 장'을 제공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28명의 청년들은 수익창출을 위한 사업유형 개발, 거점공간 부재, 산림일자리발전소 지원 사업의 활용 요령 등에 대해 선배 창업자의 경험을 듣고 고민을 나누며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실제로 울산 북구 그루경영체(영상·숲문화콘텐츠)와 창원 그루경영체(목공소품·체험)가 협업해 공동사업 홍보 영상을 제작했고, 청년그루를 대표하는 창원그루경영체협의회는 경남 창원 축제(맘프)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지역연대를 강화했다. 맘프는 16개국 이주민의 문화권 보장 및 한국사회 적응력 제고를 위한 경남도 지역축제다. 산림일자리발전소는 앞으로도 청년그루의 아이디어 넘치는 사업을 추가로 발굴할 계획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그루경영체는 임업 및 지역 활성화의 초석이 되는 공동체"라며 "각 지역별 특색있는 산림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는데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허재구 기자 hery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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