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도 요양사업 준비"… 전열 가다듬는 보험사들

전민준 기자 2023. 12. 1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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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요양사업을 위한 채비에 들어갔다. 사진은 삼성생명 강남사옥./사진=삼성생명

생명보험업계 자산·순이익 규모 1위인 삼성생명이 요양사업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갔다.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사업계획을 구체화 할 예정이다.

막대한 자금력과 함께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그룹 내 요양시설인 삼성 노블카운티를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기존 생보사들의 대응도 분주해 질 전망이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요양시장을 둘러싼 생보사들 사이 눈치싸움은 불가피해졌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기획실에 요양사업 추진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마련하고 각 부서에서 인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삼성생명은 신규 요양시설 설립과 시니어 관련 보험상품,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다방면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TF 구성단계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조만간 인원 확충을 마무리하고 요양사업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IR(기업발표회)에서 내년도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니어 케어 시장에 진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삼성노블카운티를 운영했던 경험도 시니어케어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노블카운티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하는 고급 시니어타운이다.

최근 요양사업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저성장 고민에 빠진 생명보험사들에게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대한민국 요양시장은 2012년 2조9000억원에서 2020년 10조원 규모로 커지는 등 연평균 16.6%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요양사업은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생애 전반을 보살피는 생명보험업과 사업적 연관성이 크다. 생보사들이 요양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생보업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KB라이프생명이다.

올해 10월 KB라이프생명은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2025년엔 서울 강동·은평빌리지, 경기 광교빌리지 등 3곳을 추가한다. 2년 후 KB라이프생명은 총 6개의 시니어 케어 인프라를 갖춘다. 신한라이프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특별시 은평구에 노인복지주택단지(실버타운)를 조성한다.

노인복지주택은 임대료 등 입소 비용을 60세 이상의 개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보험사 입장에선 60세 이상의 개인이 지불하는 비용을 통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것과 동시에 가입자들에 대한 연계 영업 등을 강화할 수 있다.

NH농협생명도 내년부터 요양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NH농협생명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기획부 내 신사업 추진단과 신사업추진파트를 꾸렸다. 이 조직은 요양·상조 부문의 신사업 발굴을 주관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NH농협생명은 올해 초 직원 주도의 상향식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사내 혁신조직을 도입해 가동했고 별도의 TF를 꾸려 시니어 사업에 대한 사업진출 기회 요인을 모색해 왔다. NH농협생명은 올해엔 시니어사업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 단계였다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시니어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해당 부서를 신설한 것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보험사들의 요양사업 진출을 공감하고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관계부처와 보험사의 요양서비스 진출 활성화를 위해 현행 요양시설부지 등 소유 의무를 임대도 허용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위해 관계부처와 추진하고 있다. 초기비용을 줄이기 위한 취지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30인 이상의 요양시설 설치를 위해서는 사업자가 토지·건물 등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80~90세에 진입하면 요양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노년층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요양시설과 서비스 공급을 검토해야 한다"며 "유럽이나 일본처럼 요양시설 건물을 임차할 수 있거나 위탁 운영이 허용된다면 보험사들의 진출이 늘면서 양질의 요양시설이 빠르게 확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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