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MM은 불법" 못박은 금융당국…거래소 '상장 유지' 기준 강화되나
거래소, 그간 시세조종 정황에도 상폐 안해…"기준 옥죌 것" 전망 제기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금융당국이 그간 암암리에 일어났던 가상자산(암호화폐) 마켓메이킹(MM)에 대해 '불법'이라고 못을 박으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거래 지원 유지 기준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비정상적인 가격 추이를 보이는 가상자산들은 많았으나, 실제 상장 폐지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시세 조종을 본격적으로 단속하기로 한 만큼, 이상거래나 시세조종 가능성이 실제 상장 폐지로 이어지는 '본보기 사례'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당국, '코인 MM 예외없이 금지' 못 박은 배경은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을 입법예고했다.
시행령과 함께 배포된 공개용 질의응답(Q&A)에서 금융위는 가상자산 시세조종과 관련, 증권시장과 달리 '예외'가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자본시장법과 달리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은 시장조성행위(마켓메이킹, MM)를 시세조종행위 금지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시장조성행위는 시세조종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 경우 형사처벌 또는 과징금 부과의 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본래 증권시장에서 마켓메이킹(MM)은 불법이 아니다. 특정 종목의 거래를 희망하는 투자자가 거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제공해주는 행위를 칭한다.
공급과 수요가 항상 일치할 수 없기 때문에 중간에서 그 불균형을 채워줌으로써 오히려 투자자들이 원활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에 증권시장에서는 마켓메이킹을 시장조성자(MM) 제도, 유동성공급자 제도(LP) 등으로 제도화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MM'이 고질적 문제로 통한다. 가상자산 시장은 증권 시장처럼 법적 규제가 없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이 사실상 '시세조종'으로 변질된 것이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안정적 거래를 지원하기 위함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거래량과 가격을 높임으로써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MM이 꾸준히 존재했다. 이 같은 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코인 MM팀'도 여럿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올해 초 강남 살인 사건에 연루된 코인 퓨리에버(PURE)가 대표적이다.
퓨리에버 코인은 지난 3월 강남 한복판에서 일어난 납치·살인 사건의 발단이 된 가상자산이다. 퓨리에버 코인 발행사 대표는 시세 조종을 전문적으로 하는 MM업자에게 의뢰, '가두리 펌핑'과 '자전거래 봇' 등을 통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달 사기 혐의로 발행업체 대표와 시세조종업자를 구속 기소했다.
가상자산 시세조종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금융당국은 전담조직을 꾸렸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가상자산 전담조직으로 가상자산감독국과 가상자산조사국을 신설했다.
그중 가상자산조사국은 불공정거래 조사 등을 통해 시장 교란 행위를 집중 단속하기 위한 부서다. 불공정거래로 인한 시장질서 문란과 이용자 피해를 방지하는 게 핵심이다.
◇시세조종 정황에 관대했던 韓 거래소…"기준 옥죌 것" 전망 제기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MM'을 예외 없이 불법으로 규정한데다, 본격적인 단속까지 시작한 만큼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이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시세조종 정황이 포착된 코인은 곧바로 유의종목으로 지정하는 등 거래 지원(상장) 유지 기준을 더욱 옥죌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시세조종 가능성에 비교적 관대했다. 시세조종의 대표적인 예로 불리는 아로와나토큰(ARW)도 2021년 4월 빗썸 상장 당시 뚜렷한 시세조종 정황이 포착됐음에도 올해 8월이 돼서야 뒤늦게 상장 폐지됐다.
코인원 등 일부 거래소에서 '부정거래 의심 정황'을 이유로 상장 폐지를 한 사례가 있지만, 현재까지도 대부분 상폐 건들은 '발행 재단의 로드맵 불이행', '재단 소통 부재' 등을 상폐 사유로 내세우고 있다. 부정거래나 시세조종 가능성을 이유로 상폐되는 사유는 극히 적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거래소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포착되는 등 시세조종 정황이 보일 경우, 유의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닥사(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 차원의 공동 상폐 기준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닥사에서 꾸준히 코인 유통량 등 정보를 체크하고 있는 것도 불법 시세조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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