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 해칠 우려’ 등 난민 불인정 조항 신설 추진

법무부 ‘난민법 개정’ 입법 예고

법무부는 12일 ‘국가 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은 난민으로 받아주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난민법 개정안을 13일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국민 안전을 위해 난민 자격을 제약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새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난민 불인정 사유’에 ‘국가 안전 보장, 질서 유지 또는 공공 복리를 해쳤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추가하는 내용이다. 현행법에는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경우’ ‘대한민국 입국 전에 해외에서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를 저지른 경우’ 등에는 난민 자격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대해 테러단체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외국의 전과 자료가 파악되지 않은 경우, 입국한 뒤 중대 범죄를 저지른 경우 등에도 난민 자격을 불인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해 시행된다면, 앞으로 우리 정부는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을 심사하면서 ‘국가 안보 침해’ 등의 기준을 추가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준에 저촉되면 난민 자격을 인정받을 수 없다. 또 난민으로 이미 인정받았더라도 ‘안보 침해’ 등 사유가 생기면 난민 인정이 철회·취소될 수 있다.

이날 한동훈 법무장관은 “그동안 테러리스트 등이 난민으로 인정되는 것을 막을 법률적 근거가 부족했다”면서 “이번 개정으로 난민 인정 과정에서 국민과 국가의 안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을 수 있게 될 것이고 그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해외 주요 국가들도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난민 자격을 제약하는 법령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이민국적법, 유럽연합 난민보호 실제적 지침, 영국 이민규정, 독일 망명법 등이 관련 규정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난민법 개정은 정부의 외국인 정책의 일환이다. 법무부는 이민 정책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이민청’ 설립을 추진 중이다. 각 부처와 지자체에 흩어져 있는 외국인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이주민 통합을 제고하고 사회 갈등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가 안보를 위한 난민 심사 강화, 우리 국민에게 투표권을 인정하는 국가 출신 외국인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상호주의 도입 등이 추진되고 있다.

한편 난민법 개정안에 대해 난민인권센터의 김연주 변호사는 “현재도 출입국관리법에 관련 조항이 있어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에 대해 강제 퇴거 명령을 내리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판단 기준 없이 ‘국가안보·질서유지·공공복리에 위협이 될 경우’에 난민 불인정 결정을 내릴 경우 난민을 추방하는 근거로 악용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