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586 독식에… 野 “이러다 쇄신경쟁 밀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쇄신 경쟁에서 밀렸다는 위기감이 쏟아졌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계획대로 총선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명계에서는 “이러다가는 여당이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대패한 것처럼 민주당이 총선에서 대패할 수 있다”고 했다.
비명계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날 본지에 “민주당이 지금 느긋해 보이고 한가하게 변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국민들이 돌아선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는데 장제원 의원으로 인해 일대 돌풍이 일고 있다”며 “정치라는 것은 한순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상관없이 총선 시간표대로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공천 혁신은 내년 1월 공천관리위원회가 가동되면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추미애·박지원·정동영·천정배 등 소위 ‘올드보이’ 귀환과 관련해 당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었지만 관련 토론은 없었다고 한다. 이에 이재명 대표 체제 민주당의 총선 혁신이 멈춰 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민주당에선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6선), 우상호 의원(4선), 오영환·강민정(초선) 의원만 불출마 의사를 밝혔을 뿐이다. 친명계 핵심이나 지도부 인사 중에선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이 없다. 당내에서는 김민석 의원의 ‘이낙연 신당은 사쿠라(변절자)’ 발언과 관련해 586 용퇴론도 다시 제기되고 있지만 당 지도부 관계자는 “중진 험지 출마·586 용퇴도 자발적이어야지 지도부가 등 떠밀어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이낙연 신당을 비호하며 제게 시비하는 분들께선 곧 사쿠라당을 하실 것인지요? 과거의 저를 비판한다면 오늘의 이낙연 신당을 100배 비판하시길”이라며 비판을 이어나갔다.
비명계에서는 ‘당과 지도부의 쇄신’을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본지에 “민주당도 선당후사의 길을 가야 한다”며 “당 지도부, 친명 주류, 586 중진 등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원욱 의원은 “우리 586 세대는 기득권”이라며 “민주당의 586 정치인 우리가 부끄럽다”고 586 용퇴론에 힘을 실었다.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아무리 못하더라도 국민의힘보다는 낫다’는 허구를 벗어던지고, 민주당의 올바른 길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해 달라”며 “민주당이 진보의 탈을 쓴 기득권 집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연일 신당 창당을 시사했지만 당내 반응은 싸늘하다. 수도권 다선 의원은 “밖에 나가서 신당 하는 순간 적이 되는 것이고 끝까지 비난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가 “이준석과도 만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원칙과 상식’ 소속 한 의원도 “우리와는 더 멀어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강성 지지층의 ‘이낙연 출당 청원’과 김 의원의 ‘이낙연 신당은 사쿠라’ 발언 등이 이 총리를 점점 신당 창당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당 지도부가 분열의 위기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하는데, 이 전 총리를 폄하하고 공격하는 걸로 위기를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이낙연 전 총리 신당 창당을 만류하러 만났는데 ‘이 대표 사퇴하라’고 하면 서로 할 말이 없다”며 “급하게 만날 필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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