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칼럼] 지금이라도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라
野의 나쁜 정치에 이기는 비책
대통령 먼저 修身과 齊家를
이재명 대표의 신속 재판을
민주당은 요구할 수 없지만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 가능
야당 필승 전략 순식간에 무너져
“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입니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월 19일 내뱉은 발언, 아니 망언이다. 너무도 흉측한 소리인 데다 벌써 한 달 가까이 된 일이지만 굳이 또 꺼내 드는 이유가 있다. 이번 총선에 임하는 야당의 선거 전략이 바로 저 여성 혐오 발언에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전략’이라 부를 수 있을지,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민주당의 방침은 분명하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 ‘김건희 이슈’를 최대한 부각시킬 요량이다. 그 이유 또한 분명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사법 리스크’를 최대한 상쇄하기 위해서다. 이번 달 내로 ‘김건희 여사 특검’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는 것만 봐도 분명한 사실이다.
민주당의 선거 전략은 옳지 않다. 원칙적, 도덕적 차원에서 보자면 그렇다. 하지만 오직 선거 승리라는 합목적적 기준으로 볼 때 민주당에는 좋은 전략이다. 정치 전반이 썩었다는 인상을 풍기면 풍길수록 민주당이 유리하다. 어지간한 추문이 터져 나와도 찍어줄 ‘콘크리트 지지층’의 숫자가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얼마 되지 않는 표 차이로 의석이 오가는 수도권 승부를 위해서라면 진흙탕 싸움을 벌여 어중간한 중도 표심을 털어내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서울 49석 가운데 국민의힘 ‘우세’ 지역은 이른바 ‘강남 3구’에 속하는 6곳에 지나지 않는다는 국민의힘 총선 판세 자체 분석 결과는 그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이재명 방탄을 위해 국회를 파행 운영할수록 민주당의 총선은 쉬워진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도 사치스럽게 보일 지경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할 방법이 있을까? 답은 멀리 있지 않다. ‘도둑맞은 칠면조’를 되찾아오는 것이다. 필자가 지난해 8월 이 지면에서 말했듯, 대통령실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소리다.
총선을 앞두고 특별감찰관 임명이라니 생뚱맞은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자. 앞서 말했듯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탓하기’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 자체를 없앨 수는 없으니 김건희 리스크를 더 크게 부각시킴으로써, 정치의 한심한 꼴에 넌더리를 내며 중도층이 이탈하면 집토끼 숫자가 큰 민주당이 이득을 본다는 계산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 나서서 본인의 주변 정리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민주당의 필승 전략은 순식간에 무의미해진다.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을 임명할 수 있지만, 민주당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 이재명 대표의 신속 재판과 사법 처리를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
특별감찰관 임명은 총선을 넘어 ‘윤석열 2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현 정권의 출범 이후 벌어진 일들을 되짚어 보자. 윤 대통령이 ‘집안 단속’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당선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그러한 비판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한미 동맹과 일본과의 관계 개선, 2030년 엑스포 유치 같은 ‘큰일’에 주로 관심을 쏟아 왔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멀리 보겠다는 태도를 유지해 왔다.
그럼에도 주저앉은 대통령 지지율은 일어설 기미가 없다. 원래 인기 없을 수밖에 없는 일을 뚝심 있게 추진해서가 아니다. 윤석열이라는 인물 그 자체를 향한 회의적 시선이 커졌기 때문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만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으니, 선후를 알면 도에 가깝다.” 대통령 본인이 ‘수신’과 ‘제가’를 못 하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한데, ‘치국’과 ‘평천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필자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 지면을 통해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임명을 제안한 바 있다. 그리고 지금 같은 제안을 또 하고 있다. 글 쓰는 사람으로서 면구스러운 일이나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총선을 앞두고 맥락이 달라졌다. 여성 혐오 망언까지 입에 올려가며 ‘김건희 리스크’를 부풀리는 나쁜 정치를 이기는 방법은 대통령이 몸소 수신과 제가에 힘쓰는 것뿐이다. 거기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치국과 평천하는 스스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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