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의 맛과 섬] [168] 고창 김 장어 파스타

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2023. 12. 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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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어 파스타

2023년이 저물어 간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여행을 하려는 사람이 많다. 이번에는 어디로 가야 할까. 최근 정부가 발표한 ‘여행지 선택 기준 top 10′을 보면,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볼거리를, 높아질수록 음식을 고려한다. 볼거리, 즐길 거리와 함께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여행지 선택의 기준으로 꼽는다는 의견이다. 아예 특별한 음식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늘고 있다. 이제 싱싱한 수산물만으로는 젊은 사람을 유혹하기 어렵다. 최근 전북 고창에서 만난 음식에서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부야베스와 음료

고창은 유기농 쌀, 청보리쌀, 복분자, 바지락, 풍천장어, 지주식 김, 천일염 등이 유명하다. 이러한 재료를 이용해 ‘당신의 테이블에 바다를(Ocean to your Table)’이라는 지중해식 건강 밥상을 차려냈다. 고창산 찰보리와 유기농 쌀에, 곰소만 새우를 더해 ‘리소토’를 만들었다. 여기에 고창 지주식 물김과 고창 풍천장어를 올린 ‘김 장어 파스타’를 더했다. 또 고창에서 자란 각종 채소에, 곰소만 갯벌에서 채취한 바지락과 동죽에 흰살 생선을 더한 ‘부야베스’를 추가했다. 샐러드와 음료도 고창의 재료로 만들었고, 고창소금을 올린 ‘솔트 카라멜’로 마무리했다. 이 정도라면 젊은 사람들을 유혹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새우 리소토

해양수산부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갯벌’을 대상으로 생태 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고창의 한 업체가 준비한 자리였다. 당장 고창 식당에서 이러한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그램으로 만든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고창에서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 고창 갯벌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인류세 식탁’이 주목받고 있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식생활로 블루푸드에 관심이 높다. 연안 습지 해양 생태계의 탄소 흡수 능력은 육상 생태계의 수십 배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내가 선택한 가족 여행이 지구를 살리고 미래 세대를 건강하게 한다면 여행지로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번 연말연시에 바다와 지구를 살리는 가치 여행을 하면 어떨까. 그것도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말이다. 이런 날이 속히 오길 기대한다.

고창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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