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산폐물 대란 코앞 <상> 폐기물 어쩌나…부산산폐장 곧 문닫는데 신축에만 최소 5년

김민정 기자 2023. 12. 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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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일의 산업폐기물(산폐물) 매립장 운영 종료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신설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산폐물 매립장 건립에 최소 5년은 걸려 부산에 곧 '산폐물 대란'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부산시 관계자는 "산폐물 처리를 위한 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데 충분히 공감하며 사안의 시급성도 인지하고 있다"며 "신설 매립장 후보지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적정성 통보'는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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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500~700t 땅에 묻히는데
- 강서구 업체 2025년 운영 종료
- 지금도 포화 상태, 선별해 받아
- 나머지 시외 처리… 기업 비용 ↑

부산 유일의 산업폐기물(산폐물) 매립장 운영 종료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신설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산폐물 매립장 건립에 최소 5년은 걸려 부산에 곧 ‘산폐물 대란’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12일 부산 강서구 송정동 녹산산업단지에 있는 부산그린파워 전경. 부산지역 유일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인 부산그린파워가 2025년 운영 종료되면서 지역 내 폐기물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2021년 부산지역 산폐물 매립량은 19만895t이다. 2020년 21만2430t, 2019년 26만4260t으로 매일 500~700t의 산폐물이 땅에 묻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 부산에는 산폐물 매립장이 강서구 송정동에 있는 부산그린파워 1곳뿐이다. 문제는 이곳마저 쓸 수 있는 기간과 용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린파워의 매립 종료기간은 2025년 3월이며 잔여 매립 용량은 2021년 기준 약 100만t에 불과하다. 매립 후 덮어야 하는 흙(복토)의 용량까지 생각하면 실제로는 약 70만t밖에 남지 않았다. 대략 1년 후에는 부산에서 산폐물을 묻을 수 있는 곳이 사라지는 것이다.

복토 시일이 다가오면 매립 가능한 산폐물 종류가 제한된다. 단단한 산폐물, 단가가 높은 산폐물 위주로 선별해 매립하다 보니 부산에서 나오는 산폐물 대부분이 경남 울산 전남·북 등으로 보내진다. 실제로 부산에서 매일 발생하는 매립용 산폐물(약 500t) 중 그린파워에서 처리되는 것은 10~30%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처리 비용도 자연히 급증했다. 지역의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2015년에는 1t당 약 7만 원이었지만 2021년에는 15만 원으로 약 2.14배 증가했다”며 “이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이 역시 늘어난 운반비용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다른 지역도 매립장이 귀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발생 지역에서 폐기물은 자체 처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어 돈을 추가로 내면서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부산지역 매립장 신설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부산시가 일부 지역에 매립장 신설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 등으로 진척이 없다. 하지만 부산 유일 매립장 사용 기한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진다. 매립장 신설을 위해서는 환경영향평가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인허가, 준공 기한을 모두 합하면 최소 5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당장 착공해도 ‘산폐물 대란’은 필연적으로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부산자원사업협동조합 조정환 부회장은 “산폐장은 ‘산업의 화장실’이다. 집에 화장실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느냐.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신설에 나서야 한다”며 “폐기물 처리 비용이 과다해지면 기업 부담이 늘고, 자연히 부산에서 기업 하는 것을 꺼리게 되는 등 부담은 시민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산폐물 처리를 위한 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데 충분히 공감하며 사안의 시급성도 인지하고 있다”며 “신설 매립장 후보지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적정성 통보’는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후의 허가 단계는 해당 지자체가 권한을 가지고 있다. 지자체와 지역 주민이 반대하는 이유를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산폐장의 필요성을 강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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