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때마다 급해져… 집착 버리자 타격왕 타이틀”

임보미 기자 2023. 12. 13.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는 타이틀도 따고 골든글러브도 받겠다."

손아섭(35·NC)은 올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렇게 큰소리쳤다.

손아섭은 올해 타율(0.339)과 최다 안타(187개) 1위로 타이틀을 두 개 따낸 데 이어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받으면서 자기 말을 지켰다.

손아섭은 결국 그해 타율 0.352로 최형우(0.354)에게 0.002가 뒤진 채 시즌을 마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타율-최다안타 1위 이어 골든글러브 받은 손아섭
“타이틀-골든글러브 목표 안 숨겨… 난 말 뱉어야 그 말 지키려고 행동
매일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히 여겨”
내년 통산 최다안타 1위 정조준
손아섭이 7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시상식 후 ‘최고선수상’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프로 데뷔 17년 만에 타격왕을 차지한 손아섭은 “내년에도 올해처럼 시상식에 많이 초대받고 싶다. 타격왕 2연패와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올해는 타이틀도 따고 골든글러브도 받겠다.”

손아섭(35·NC)은 올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렇게 큰소리쳤다. 손아섭은 올해 타율(0.339)과 최다 안타(187개) 1위로 타이틀을 두 개 따낸 데 이어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받으면서 자기 말을 지켰다.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싶어서 대놓고 이야기한 것이다. 나는 언어가 가진 힘을 믿는다. 남들은 ‘건방지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일단 말을 뱉어야 그 말을 지키기 위해 행동한다. 그래서 목표를 숨기지 않고 늘 내뱉는다.”

손아섭은 개명(改名)을 통해서도 ‘언어의 힘’을 느낀 경험이 있다. 손아섭은 롯데에서 데뷔한 2007년만 해도 손광민이라는 이름을 썼다. 그러다 ‘이 이름을 쓰면 야구 선수로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어머니의 말에 2009년 이름을 바꿨다.

2007, 2008년 두 해를 합쳐 84경기 출전에 그쳤던 손아섭은 개명 후 통산 타율 4위(0.322)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최다 안타 타이틀도 네 번(2012, 2013, 2017, 2023년) 차지했다. 하지만 타격왕에 오른 건 프로 17번째 시즌이었던 올해가 처음이다.

“사실 2020년에 (타격왕) 받을 줄 알았다. (2위와) 차이도 꽤 났고 타격감도 좋았다. 그런데 시즌 막판에 장염이 심했다. 쉬어야 했는데 고집을 부렸다. 몸에 수분이 빠지니 타격 밸런스가 망가지면서 결국 고꾸라지고 말았다.”

손아섭은 결국 그해 타율 0.352로 최형우(0.354)에게 0.002가 뒤진 채 시즌을 마쳤다. 손아섭은 타율 0.345를 기록한 2013년에도 이병규(0.348)에게 0.003이 뒤져 타격왕 타이틀을 놓친 적이 있다.

“예전에는 욕심만 많았다. 타격왕 경쟁을 할 때마다 심리적으로 급해져 마지막에 미끄러졌다. 타격왕도, 팀 우승도 의지로만 되는 건 아니더라. 그래서 순리를 따르려 한다. 올해는 집착을 버리니 타격왕도 할 수 있었다.”

손아섭은 정규시즌 경기에 총 1974번 출전했지만 한국시리즈 출전 횟수는 제로(0)다. 프로야구 역사상 손아섭보다 정규시즌 경기에 더 많이 출전하고도 한국시리즈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는 강민호(2233경기) 한 명뿐이다. NC가 올해 플레이오프(5전 3승제)에서 KT에 ‘리버스 스윕’(2연승 후 3연패)을 당하면서 손아섭은 한 번 더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하늘이 끝까지 나태해지지 말라고 주는 선물 같다. 꿈에 그리던 타격왕을 했는데 올해 우승까지 했다면 허무했을 수 있다. 여전히 목표가 남아있다는 건 나태해질 수 없는 원동력이다. (우승) 반지가 없다는 게 내 야구 인생에 있어 옥에 티다. 언제가 됐든 꼭 해결하고 싶다.”

손아섭은 통산 안타 2416개로 내년 시즌 박용택(2504개)을 넘어 프로야구 통산 최다 안타 1위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프로야구 첫 3000안타도 노려 볼 만하다. 일본프로야구에도 통산 안타 3000개를 넘긴 타자는 장훈(3085개)밖에 없다. ‘목표를 내뱉어야 이룰 수 있다’는 손아섭이지만 3000안타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2000안타 때도 ‘2000안타를 쳐야지’라는 목표가 있진 않았다. 매일 간절하게 한 타석 한 타석을 소중히 여기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 지금처럼 초심만 잃지 않으면 기록에 100개 정도가 남았을 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