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갯벌로 차별화된 도시, 생태도시로 가는 미래
‘물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Biophilic City 송도’라는 비전을 내걸었다. 물새와 물새의 터전을 사랑하고 친밀하게 공존하는 도시로서의 송도를 의미한다고 한다. 수년간 진행돼온 송도 조류대체서식지 조성사업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광활하고 풍요로운 갯벌을 자랑하던 송도. 저어새와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등 국제적 희귀 조류가 찾는 갯벌이면서 다양한 저서생물의 서식처로서 주변 어민들의 터전이기도 했다. 지금은 옛 명성에 지나지 않는다. 흔적조차 거의 남지 않아 그 당시를 가늠키 어렵다.
매립에 의한 도시화와 도로건설, 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로 송도지역 갯벌의 대부분이 사라졌다. 멸종위기에 놓인 조류를 포함해 서식지 보전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갯벌의 가치와 기능에 근거해 그나마 남은 갯벌을 어떻게 지키고 잘 활용할지에 대한 활발한 모색이 이뤄졌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도시에 대한 요구가 날로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마무리된 송도 조류대체서식지 조성사업 기본계획은 송도 11공구 매립공사 시 환경보전방안 조건부 협의사항으로 시작됐다. 구상에 따르면 담수습지와 기수습지로 물새들의 서식지, 띠녹지를 이룰 완충구역, 습지센터와 생태탐방로로 이뤄진 협력구역으로 나뉜다. 물새들의 안정적인 활동을 위해 가능한 한 조명이나 소음 등 간섭요인을 차단하고 탐방활동의 노출도 최소할 계획이라고 한다. 2030년 완공해서 개관하는 것이 인천경제청의 목표다.
사실 전체 송도갯벌의 매립 면적에 비하면 대체습지의 조성 면적은 매우 미미하다. 해당 지점에 집중하면서도 향후 공간적·기능적으로 주변부 연계지점으로의 확대까지 고려한 조성이 필요하겠다. 이는 위치가 송도 11-2공구 북측연구단지 인근 연안에 맞닿는 지점이라는 폐쇄성과 단절성의 극복과도 관련이 있다. 조성 완료 후 차별화된 관리운영체계까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대상 지역이 이미 매립된 곳임에도 인위적으로 일부를 생태습지로 복원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주목할 사례다. 전국 최초일 것으로 여겨지는데, 생태환경을 대하는 태도의 전환점, 도시계획과 개발계획 구상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다. 성공리에 진행된다면 송도는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성큼 나아가는 셈이다.
황해를 품은 인천의 특성에 기인한 탓이지만 갯벌 관련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상황이다. ‘송도국제도시 조류대체서식지 조성사업’ 외에 인천갯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 소래습지 1호 국가도시공원 지정 추진 등을 두고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맞물린 현안으로 갯벌이 모두 주인공이다. 환경적 관점에서 보면 탄소중립과 더불어 블루카본이나 생물다양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도시적 관점으로는 생태도시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려는 시도로 여겨질 만하다. 어떻든 세계적 모범도시로의 탈바꿈이 인천에서 진행되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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