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단상] 경기북부 의료공백 해법은 증원 아닌 의대 신설

경기일보 2023. 12. 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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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덕 동두천시장

최근 의대 정원 확대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국적으로 의대 신설 요구가 거센 가운데 특히 경기 북부지역의 심각한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의대 설립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필수의료 살리기와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의사 수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을 포함한 의대 입학 정원은 40개교, 3천58명으로 2006년 이후 17년째 동결 상태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은 부족한 의사 수 채우기는 가능할지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의사 수 부족 문제는 지역 의대 졸업자가 대학 소재 시·도에서 근무하지 않고 서울 등 수도권으로 몰림으로써 지역 의료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열악한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과 함께 반드시 지역 대학을 거점으로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 포천에 소재한 대진대 의대 신설을 통해 경기 북부와 강원 일부 지역의 낙후된 의료 인프라를 충족할 수 있다.

대진대의 경우 경기 북부는 물론 강원지역 의료체계 개선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에 힘입어 2021년 3월 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포천시에 예과를, 동두천시에 본과 캠퍼스를 두고 부족한 의료진을 양성해 경기 북부 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동두천은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따라 수도권이지만 학교 증설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본과를 둘 수 있다.

동두천시는 올 2월부터 대진대, 대진의료재단 관계자들과 의대 설립 추진을 논의했으며 6월과 9월 각각 중앙·지방 정책협의회, 경기도북부권 시장군수협의회에 이를 정식 안건으로 제출한 바 있다. 향후 지역발전 범시민대책위원회와 함께 국회, 보건복지부, 교육부를 찾아 의대 설립과 최우선 정원 배정 등을 적극 요청할 계획이다.

물론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의대 신설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의대를 만들면서 전공의 수련을 위한 부속병원도 함께 설치·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동두천제생병원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대진의료재단은 성남에 527병상의 제생병원을 운영하는 데다 현재 동두천(1천500병상)과 강원 고성(600병상)에도 병원을 건립 중이다. 또 사립대 의대 신설이 갖는 자체 예산 활용 등의 이점을 고려한다면 대진대 의대 설립이 그리 요원한 일만은 아니다.

경기 북부는 아주대, 성균관대 의대가 있는 경기 남부와 비교할 때 의료 인적 기반이 취약하다. 같은 수도권이지만 경기 북부는 동두천시를 비롯해 가평, 연천이 응급의료분야 취약지로 지정될 정도로 의료환경이 열악하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경기 북부 10개 시·군 인구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서울, 경기 남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지만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전국 평균치를 훨씬 밑도는 실정이다.

대진대 의대 설립은 경기 북부가 지난 70년간 굴레처럼 짊어져 온 ‘국가 안보’라는 강요된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도 그 맥을 같이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비약적인 성장 뒤에는 동두천, 포천, 연천, 가평 등 경기 북부지역의 ‘특별한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그동안 삼중, 사중의 중첩 규제로 오히려 수도권 역차별을 받아온 경기 북부에 반드시 의대가 설립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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