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년 경제 정책 방향 확정…“견뎌라, 장기적으론 긍정적”

김명지 기자 2023. 12. 1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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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안정을 우선하고, 성장으로 안정을 유지하며, 먼저 세우고 나중에 돌파한다"는 내용의 내년도 경제 정책 기조를 확정했다고 중국 중앙TV(CCTV)가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CTV에 따르면 중국 당정은 지난 11~12일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온중구진 이진촉온 선립후파(穩中求進 以進促穩 先立後破)"라는 내년 경제 정책 기조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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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중앙연례경제회의 개최
“안정을 우선하되, 성장으로 안정 유지”
“먼저 세우고 나중에 돌파”
“중국 경제 광명론 노래하라” 지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중국 지도자들이 내년도 경제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이틀간의 연례 회의를 마무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여러 가지 문제를 언급하면서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가 "회복을 달성했다"고 말했다./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안정을 우선하고, 성장으로 안정을 유지하며, 먼저 세우고 나중에 돌파한다”는 내용의 내년도 경제 정책 기조를 확정했다고 중국 중앙TV(CCTV)가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중국 경제 위기론이 팽배한 가운데, 정부가 경제 정책을 좀 더 온건하게 펼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CCTV에 따르면 중국 당정은 지난 11~12일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온중구진 이진촉온 선립후파(穩中求進 以進促穩 先立後破)”라는 내년 경제 정책 기조를 확정했다.

온중구진(穩中求進)은 안정 속에서 성장을 추구한다는 뜻으로 2021년과 지난해 경제공작회의에서 언급됐다. 그런데 성장으로 안정을 촉진한다는 뜻의 이진촉온(以進促穩)과 먼저 세우고 나중에 돌파한다는 뜻의 선립후파(先立後破)는 올해 처음 나왔다.

종합하면 ‘안정 속에서 성장을 추구하고 성장으로 안정을 촉진하며 먼저 세우고 나중에 돌파한다’는 의미다. 안정 속에서 성장을 추구하고, 성장으로 안정을 촉진한다는 뜻은 성장·안정의 조화를 이루고,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문제들, 특히 부동산 문제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립후파는 탄소배출과 관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무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부작용이 발생하자 2030년 중국 탄소 배출량이 정점에 이르고 2060년에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이른바 ‘쌍탄’(雙炭) 목표를 세웠다. 과격한 변화보다는 단계적 정책 추진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CCTV에 따르면 중앙경제공작회의는 “경제선전과 여론지도를 강화하고, 중국경제의 ‘광명론’(光明論)을 크게 외치라”고 지시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성장의 정점을 지났다는 비관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의에서는 중국 경제가 회복하려면 유효수요 부족, 일부 산업의 과잉 생산, 대중의 낮은 기대치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의 경제회복과 장기적 긍정적 전망의 근본 추세는 변하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또 당정 간부에게 ‘허리띠 조르기’에 익숙해지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정 기관은 빠듯한 나날(緊日子)을 견디는 데 습관이 필요하다”며 “화폐 정책은 유연하고 적절하며 정확하고 유효하게 집행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당분간 대규모 부양 정책은 없다고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내년 경제정책의 핵심 업무로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현대화 산업 시스템 건설, 국내 수요 확대, 중점 분야 개혁 심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 중점 분야 리스크 예방 및 해결, 도시와 농촌의 융합 발전, 민생 개선 등 9개 핵심 사업을 제시했다.

매년 12월 중순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시 주석을 비롯한 최고위 정책 결정자들과 지방정부 고위 관료, 국영기업 대표 등 수백 명이 모여 이듬해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비공개회의다. 이 회의에서 이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확정한다.

이날 확정한 내년도 성장률 목표는 내년 3월 전인대 개막식에서 리창 총리가 업무보고를 통해 공개한다. 외부 중국 경제 예측 기관에서는 올해와 같은 5%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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