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진심[이정향의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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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소도시 리치먼드.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하는 40대의 켄 카터는 모교로부터 구제불능 상태인 농구팀의 코치직을 의뢰받는다.
카터는 이 아이들을 농구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시키고자 한다.
카터와 부모 중 누가 더 이 아이들을 아끼는 걸까? 다행히 아이들은 카터의 진심을 깨닫고 학업에 열중했고, 모두 농구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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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모는 자식에게 이로운 것을 주려고 한다. 눈앞의 이익과는 멀어도 자식의 미래를 위해 원성을 감수한다. 무책임한 부모는 자신의 편의를 위해 자식에게 해가 되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걸 준다. 자식 입장에선 후자가 자신을 더 사랑하는 부모 같다.
리더도 마찬가지다. 농구 코치도, 정치인도 좋은 리더의 자질은 똑같다. 당장 환심을 사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국가를 망가뜨릴 수 있지만 우매한 국민들은 그런 정치인에게 열광한다. 편 가르기 하며 점수를 따는 건 무책임한 리더가 세력을 확장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제대로 된 리더라면 절대 쓰지 않을 방법이다. 카터는 승리가 팀워크에서 나온다는 걸 항상 강조하며 아이들을 차별하지 않는다. 그 팀엔 명문 사립고교를 포기하고 전학 온 자신의 아들도 있지만 카터에겐 학생들 중 하나일 뿐이다.
카터 코치는 앞날이 창창한 학생들에게 고교 시절이 그들 인생의 최고 전성기가 되는 걸 용납하지 않았다. 가난한 부모의 전철을 밟아 인생의 낙오자가 되는 걸 막고 싶었다. 그들이 더 큰 꿈을 꾸고, 펼칠 수 있게 돕고 싶었다. 어차피 대학도 못 갈 테니 지금이라도 농구로 반짝 유명해지는 게 아들에게 최선이라는 부모들. 카터와 부모 중 누가 더 이 아이들을 아끼는 걸까? 다행히 아이들은 카터의 진심을 깨닫고 학업에 열중했고, 모두 농구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한다. 좋은 리더는 좋은 부모와 같다. 좋은 리더는 무책임한 부모보다 덜 달콤하지만 진심이다. 카터는 현재, 불우한 학생들을 돕는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 속 인물들 모두 실존 인물이다.
이정향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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